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하계 스케줄이 적용되는 2026년 3월 29일부터 2026년 10월 24일까지 인천-세부 노선 정기편을 비운항할 예정이다. 해당 노선은 현재 하루 1회 운항 중이지만 하계 시즌부터 스케줄에서 제외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고객을 대상으로 대체 항공편 제공과 환불 또는 여정 변경을 지원할 계획이다.인천-세부 노선은 한때 매일 1회 항공편이 안정적으로 채워질 만큼 인기 노선으로 분류됐다. 가족 여행과 휴양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아시아나항공의 동남아 노선 가운데서도 존재감이 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객 수요가 급감했고 공급 과잉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단항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인천-세부 노선을 이용한 전체 여객 수는 64만722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7% 감소한 수치다. 특정 항공사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노선 전체 수요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여객 감소의 배경으로는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 전반의 여행 심리 위축이 꼽힌다. 최근 캄보디아, 필리핀 등 현지 치안 불안과 범죄 안전 문제가 잇따라 부각되면서 여행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안전 우려가 확산되며 여행 수요 자체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동남아 대표 여행지로 꼽히는 베트남 노선과 태국 노선 여객 수 역시 각각 2.98%, 10.61% 감소했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한 공급 경쟁도 수익성을 압박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좌석 공급이 늘어난 상황에서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이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섰고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세부는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대표적인 가성비 관광지로 항공권, 호텔, 액티비티, 먹거리 전반에서 가격 만족도가 높다"며 "항공업계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부를 포함한 중단거리 관광 노선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저가 공세가 더욱 거세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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