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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류지윤 기자] 윤계상은 단숨에 자신을 증명하기보다, 역할과 시간을 통해 신뢰를 쌓아온 배우다. 가수 god로 데뷔해 배우로 자리 잡기까지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작품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배우가 됐다. 화려한 변신이나 과잉된 존재감 대신, 인물의 온도로 서사를 지탱하는 방식은 그의 최근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지난 16일 종영한 쿠팡플레이·지니 TV 오리지널 시리즈 ‘우리동네 특공대: UDT’는 이러한 특징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윤계상이 연기한 최강은 특작부대 출신 보험 조사관이라는 설정 위에 서 있지만, 전형적인 히어로나 과장된 액션 캐릭터와는 결이 다르다. 그는 인물을 일상의 얼굴로 끌어오며, 상황에 맞춰 몸이 먼저 반응하는 액션으로 캐릭터의 현실감을 높였다.
윤계상의 액션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정확성과 리듬을 중시한다. 불필요한 동작을 덜어낸 움직임은 장면의 밀도를 높였고, 액션은 웃음과 긴장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인물의 성격과 감정선 안에서 기능했다. 그 덕분에 ‘우리동네 특공대’는 장르적 쾌감과 생활 밀착형 서사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었다.
윤계상의 연기는 노련함을 앞세우기보다 감정을 숨기지 않는 쪽에 가깝다. 흔들리거나 상처받은 순간도 자연스레 드러내며, 그 솔직함이 인물을 더 사람답게 만든다. 이 태도는 ‘우리동네 특공대’ 속 최강을홀로 돋보이는 해결사가 아니라, 동네 안에 섞여 살아가는 인물로 보이게 했다. 장르의 외피보다 인물의 상태를 먼저 설득하는 연기 방식은 윤계상의 현재를 설명하는 핵심이다.
이러한 감각은 올여름 SBS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도 이미 확인됐다. 윤계상은 괴짜 신임 감독 주가람 역을 통해 코미디와 책임감을 동시에 끌어안으며, 가볍게 출발한 캐릭터를 서사의 중심으로 이동시켰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은 연기는 화제성과 시청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그는 현재 SBS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출발점에서 배우로 안착하기까지, 윤계상의 커리어에는 몇 차례 분명한 전환점이 있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선보인 장첸은 그중 하나다. 그는 마동석과 정면으로 맞서는 빌런을 통해 시리즈의 출발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았고, 절제된 폭력성과 냉기는 작품의 방향성을 규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이 강렬한 인상이 그의 연기를 한 방향으로 고정시키지는 않았다.
이후 윤계상은 ‘유괴의 날’,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에서 전혀 다른 결의 인물을 연이어 선보이며 장르와 톤의 폭을 넓혀갔다. 선과 악, 중심과 주변을 오가며 캐릭터를 축적해온 선택은 특정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는 배우 윤계상의 스펙트럼을 차분히 확장해왔다.
2025 god 콘서트 ‘ICONIC BOX’가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사실 역시 그의 이름이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무대와 화면을 오가며 쌓아온 시간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작동하고 있다.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괸당’(가제) 출연까지 예고된 지금, 윤계상은 확장보다 축적의 방식으로 자신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UDT: 우리 동네 특공대도 넘 잘봤음!!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