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장면부터 시각을 압도하는 경이로움에 숨이 턱 막힌다. 나비족의 파트너인 비행 생물 이크란이 광활한 상공을 날아다니고, 드넓게 넘실대는 바다에는 수중 생명체들이 헤엄친다. 이전보다 한층 진화한 3D 기술이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해 어느 순간에는 마치 판도라 행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연말 최고 기대작인 영화 ‘아바타: 불과 재’가 전 세계 최초로 17일 국내 개봉한다. 압도적 화제성 속에 예매 관객 수는 이미 50만명을 돌파했다. 시리즈 3연속 1000만 관객 돌파를 기대하는 반응도 나온다. 3D 영화의 신기원을 연 1편 ‘아바타’(2009)는 국내 관객 1333만명, 세계관을 수중으로 확장한 2편 ‘아바타: 물의 길’(2022)은 1082만명을 동원했다.
체험형 영화답게 197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내내 황홀한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1편에서 신비로운 동식물로 가득한 판도라 행성을 구축하고 2편에서 바다와 물의 질감까지 실감 나게 구현한 시리즈는 이번 3편에서 불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거칠고도 신선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시리즈의 핵심인 ‘퍼포먼스 캡처’ 기술은 전편보다 한층 정교해진 완성도를 자랑한다. 배우들이 직접 슈트를 입고 펼친 감정 연기 그대로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옮겨 담은 결과물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3000명 이상의 제작진이 무려 4년에 걸쳐 시각특수효과(VFX) 장면 3500여개를 손수 완성했다. 스크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공지를 띄운 뒤 영화가 시작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시리즈에는 생성형 AI가 단 1초도 쓰이지 않았다”며 “화면이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배우들의 살아 있는 연기에 기반을 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캐릭터를 해석하고 직접 디자인해 표현하는 배우의 독창성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