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아픈 데 있냐 묻더니…' 병원이 건넨 수상한 선물
7,887 21
2025.12.16 21:34
7,887 21

환자들로 북적이는 서울의 한 병원, 파란 봉투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비만 치료제 처방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하자 어떻게 왔는지, 누구 소개로 왔는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간호사 : 지인 이름하고요, 핸드폰 번호 뒷번호랑. 동일 인물이 많아서 몇 년생인지도 아셔야 돼요.]

어렵게 상담이 성사된 의사가 취재진에 권한 건 비만 치료 주사제 '마운자로'였습니다.

[의사 : 원래는 소개로만 제가 얘기해 드리는데, 이게 실비(보험)가 있으면 도움을 드릴 수가 있어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마운자로'는 비만 치료뿐 아니라 살을 빼려는 미용 목적에도 전액 비급여인 데다, 실손보험 또한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도움을 준다는 걸까.

[의사 : 목이나 허리나 어깨나 좀 안 좋은 데 있으면, 60만 원 치료하고 펜(주사제) 값을 그걸로 받아요. 치료하는 건 실비 나오니까.]

마운자로 비용 대신, 아픈 곳을 두드려주는 체외충격파 치료비를 내면 된다는 겁니다.

[의사 : 아프신 데 있어요? 평소에, 어깨? (어깨는 맨날 아프죠.) 그럼 그쪽으로 합시다.]

실손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도 자신이 준비하겠다고 의사는 덧붙입니다.

[의사 : 제가 서류를 좀 만들긴 해야 돼서 엑스레이랑 쭉 찍어보긴 할 거예요. 피 검사도 한번 할 거고.]

진료가 끝난 뒤 나온 병원비는 60만 원.

그리고 건네받은 파란 봉투엔 전문의약품인 마운자로 5mg짜리 4개, 한 달 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진료비 영수증과 상세 내역서에 마운자로는 적혀 있지 않았고, 실제로 맞지 않은 관절 주사비가 기재돼 있습니다.

또, 의사가 작성한 진료기록부엔 진료 당시 언급되지 않은 잦은 어지러움과 몸이 붓는 증상 등이 가득 적혀 있었습니다.

[조진석/의사·변호사 : 환자가 호소하지도 않은 증상을 적었다라고 한다면 그것 역시 이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겁니다. 진료 기록 허위 작성이죠.]

병원이 떼준 서류로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더니, 자세한 영문을 모르는 보험사에선 당연히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이종정, VJ : 신소영)

---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병원이 진료 기록을 허위로 작성했다면, 이건 불법입니다. 환자 역시 허위 서류로 손실보험금을 타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과 환자 모두 왜 이런 위험까지 감수하는 건지, 이어서 조윤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조윤하 기자>

취재진이 비만 치료 주사제 '마운자로'를 받고 1주일 뒤,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손에 파란 봉투를 든 환자들이 여전히 병원 건물에서 나옵니다.

환자들이 이곳을 찾는 건 시중에 물량이 부족한 마운자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비용 또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마운자로는 비급여라서 정상적으로라면 한 달에 40만 원 정도를 내야 하는데, 이 병원에선 실손보험 청구를 할 수 있게 서류를 만들어줍니다.

환자의 보험 청구 한도에 맞춰 영수증을 쪼개 주기까지 합니다.

[간호사 : 20만 원(어치)의 서류라서 2번 더 오셔야 해요.]

환자가 체외충격파 치료를 3번 받았다며 60만 원 영수증을 제출하면, 보험사로부터 적게는 43만 8천 원에서 많게는 58만 5천 원까지 돌려받는 식입니다.

이렇다 보니 환자 입장에선 40만 원짜리 마운자로를 많게는 16만 원, 적으면 1만 5천 원에 사는 셈입니다.

병원 역시 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한 번 진료에 60만 원을 받으니 다른 병원보다 환자 한 사람당 20만 원 정도 더 챙긴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체외충격파나 혈액 검사 비용을 제하고도 남는 장사입니다.

더구나 마운자로를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환자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뿐 아니라 환자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윤태중/의사·변호사 : (환자도) 사기죄로 처벌받을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진료의 주된 부분이 마운자로 처방이었고, 사실 마운자로 처방을 받은 거잖아요. 체외충격파 진료를 받으러 갔다기보다는, 마운자로 가격을 충당하기 위해서….]

병원은 매출을 올리고, 환자는 허위 서류로 보험금을 타내는 위험한 공생 구조 속에, 국민 상당수가 가입한 실손보험사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식 취재에 들어가자, 해당 병원은 병원비에 마운자로 값이 들어 있으니까 환자들에게 이건 완전히 공짜라는 식으로 설명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손보험 청구 서류를 만들어준 건 실제 체중 조절이 필요한 환자들의 치료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의도였을 뿐,
보험사를 속일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맞지도 않은 주사 비용을 진료비에 넣은 건 고의가 아닌 단순 오류라고 했습니다.

비만 주사 치료제 마운자로를 이용한 보험사기 의혹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https://v.daum.net/v/20251216203913445

목록 스크랩 (0)
댓글 2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메디힐💙 메디힐 마데카소사이드 흔적 리페어 더마크림 체험단 모집! 596 12.15 34,44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30,02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993,73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65,76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21,80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8,2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52,08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0,74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7,1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8,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78,2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35350 기사/뉴스 [그래픽] 윤석열 정부 이후 공직자 탄핵소추 처리 상황 15:37 3
2935349 이슈 돌고 도는 일본 역사의 패턴 15:36 69
2935348 기사/뉴스 [KBL] ‘불과 0.82점차’ LG 유기상,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1위…소노 이정현 2위.gisa 15:36 12
2935347 이슈 외출 5분 전 가장 짜증나는 순간은?.jpg 1 15:36 85
2935346 이슈 [KBO] 2025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jpg 15:36 179
2935345 정보 네페 10원 6 15:36 249
2935344 유머 어린이집 선생님의 다급한 연락 5 15:35 385
2935343 이슈 트위터에서 화제인 팬 대신 경호원한테 화난척하는 엔믹스 해원ㅋㅋㅋ.twt 15:35 98
2935342 이슈 당적 없이 원자력만 공부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15:35 205
2935341 기사/뉴스 윤석열 "청년들이 우리 부부 자녀같아…비상사태 선포 이유" 34 15:32 619
2935340 기사/뉴스 'T1과 2029년까지 함께하는 페이커 이상혁' 7 15:31 625
2935339 이슈 존재 자체가 말도 안되는 위장술이라는 벌레...jpg 11 15:29 1,299
2935338 이슈 고속도로 탈 때 은근 헛웃음 나오는 거 22 15:29 1,433
2935337 이슈 D-1 크러쉬 콘서트가 기대되는 이유 2 15:28 493
2935336 유머 경찰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은 일본 만화가...jpg 14 15:27 1,013
2935335 기사/뉴스 [속보] 日 검찰, 아베 총격 살해범에 무기징역 구형 8 15:27 519
2935334 이슈 수중 식물이 빛을 받아 광합성으로 산소를 발생하는 모습 7 15:26 615
2935333 유머 나솔 피디를 구원하러 온 역대급 남출 20 15:26 1,831
2935332 기사/뉴스 증권사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 중단키로…"고환율에 투자자 보호" 15:25 199
2935331 이슈 영화 <주토피아2> 2025년 전체 박스오피스 1위 🎉 64 15:25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