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불리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측이 16일 법정에서 "김 여사에게 수표로 3억 원 준 사실을 민중기 특검(특별검사팀)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밝혔다. 수사에 적극 협조했는데 특검이 징역 4년이란 중형을 구형한 것에 대한 항변성 폭로다.
이 전 대표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오세용) 심리로 열린 변호사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특검의 망신주기식 수사에도 (이 전 대표는) 특검에 가서 상세히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말했다. 특검 측이 이 전 대표에게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 원 및 추징 8,390만 원을 구형한 직후 최후변론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수사 단계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허위 주장으로 일관하고 진지한 반성을 안 한다"고 지적했고, 이 전 대표 측은 "수사에 충실히 협조했다. 특검은 별건 수사를 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3억 원 교부는 주가조작 혐의 외에도 (이 전 대표와 김 여사 사이에) 돈거래가 있었고, 수익금도 돌려주고 했다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고 설명했다. 도이치주가조작 사건과는 무관하지만, 주가조작 사건 전부터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수사에 협조했다는 차원에서 언급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에 공범 입증 간접증거로 제출돼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이 전 대표는 특검 조사에서 2020년까지 김 여사의 연락처를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이 전 대표가 언급한 '3억 원'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면서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1차 주포인 이모씨로부터 8,1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재판에서 "이 전 대표가 '김 여사가 사건 다 챙겨 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고 정계에 있는 사람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어 당시에는 믿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대통령 영부인, 법조인 등 인맥을 통해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면서 8,000여만 원을 현금으로 받은 사건"이라며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한 절차로 정의를 실현하는 게 아니라 외부의 부당한 영향력, 검은 거래에 좌우된다고 국민들을 의심하게 만들고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무결성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선고는 내년 2월 13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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