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아이돌, 연애해도 된다…문제는 그들이 파는 '유사연애' [K-POP 리포트]
2,038 14
2025.12.16 16:48
2,038 14
요즘 K팝 팬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돌의 이슈는 '연애'다. '아이돌도 사람인데 연애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지만, 이는 팬들의 마음이 좁아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바로 '유사연애'를 핵심 상품으로 설계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 K팝 산업의 운영 방식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한 방탄소년단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당사자나 소속사의 공식 확인 없이 각종 추측이 빠르게 퍼졌고,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팬덤 내부에서는 감정의 균열이 먼저 일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의 초점은 사생활보다 관계의 약속으로 이동했다. 연애를 했는지보다 그동안 무엇을 전제로 팬과 관계를 맺어왔는지가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해 에스파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 사실이 알려졌을 때, 일부 팬들은 사과를 요구했고 카리나는 직접 자필 편지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그 이전에도 트와이스 지효와 강다니엘, 엑소 카이와 블랙핑크 제니 등 여러 공개 연애 사례가 있었고 매번 팬들이 분출한 감정은 비슷했다. 배신감이다.

이 배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지금의 K팝 산업은 음악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팬미팅, 하이터치, 영상 통화, 유료 멤버십, 구독형 소통 플랫폼까지 더해지며 아이돌과 팬의 관계는 점점 '지속 결제형 친밀감'으로 설계돼 왔다.

음악방송이나 시상식, 소통 플랫폼에서 아이돌은 가장 먼저 팬덤을 찾고 사랑한다고 외친다. 연인 관계를 연상시키는 질투 어린 멘트를 던지는 일도 적지 않다. 이 말들은 팬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감각을 심어주며 앨범이나 MD를 과하게 구매하게 만들고, 소비의 문턱을 낮춰 지갑을 열게 한다. 소속사로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친밀함이 누적될수록 팬과 아이돌의 관계는 응원이 아닌 준연인 관계의 감정선 위에 놓이게 된다.


K팝 산업에서 아이돌은 음악을 만드는 주체이자 동시에 감정과 이미지를 포장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그 상품성에는 실력과 콘셉트뿐 아니라 태도, 말투, 관계의 거리감까지 포함된다. 팬에게 가까운 존재로 인식될수록, 그 상품의 효용 가치는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은 무대 위에선 자유롭고 진취적인 아티스트로, 플랫폼 안에서는 다정하고 헌신적인 연인 대체재로 기능한다. 소속사는 이를 진짜 감정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치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그래서 아이돌의 연애는 상품 설정의 붕괴로 받아들여진다. 캐릭터와 상품 기획의 오류처럼 해석되는 것이다.

팬의 분노 역시 개인을 향하기보다 그 상품이 약속했던 이미지가 깨졌다는 데서 발생한다. 때문에 아이돌이 예술인 이전에 상품으로 기능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연애 논란은 언제든 재현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문제는 팬의 과민 반응으로 환원하기 어렵다. '유사연애'를 핵심 수익 모델로 정착시킨 구조가 만든 필연적인 충돌이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앨범과 공연 중심의 산업이었다면, 아이돌의 연애는 지금처럼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K팝은 '사랑받는 느낌'까지 패키지로 판매하는 산업이 됐다.

해법 역시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 소속사는 '유사연애'를 유발하는 친밀감을 독점과 배타성으로 포장하는 언어를 줄여야 한다. 아이돌 역시 팬과의 관계를 감정적 의존으로 과장할수록, 그 말이 언젠가 자신을 향해 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아이돌도 연애해도 된다. 한창 꽃다운 청춘에게 연애 감정이 드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문제는 소속사와 아이돌이 무엇을 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선'이다. '유사연애'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판과 논란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취하지 않으면 된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65/0000014508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순수한면X더쿠💗] 압도적 부드러움 <순수한면 실키소프트 생리대> 체험단 모집 (100인) 18 00:05 50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19,72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988,96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56,45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15,42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8,2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52,08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0,74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7,1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8,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76,822
모든 공지 확인하기()
398253 기사/뉴스 방송국 직원 행세하며 지인들에게 17억원 가로챈 30대 실형 00:54 208
398252 기사/뉴스 [단독] 쿠팡 노동자 사망하자…김범석이 남긴 충격 대화 40 00:45 1,494
398251 기사/뉴스 "설 전까지 피해보상하라" 광명시, 포스코이앤씨에 '최후통첩' 3 00:01 995
398250 기사/뉴스 SBS가 오늘 단독 보도한 쿠팡 기사, 오늘 보도에 담지 못한 내용이 많고 취재 계속 이어갈 예정 1 12.17 1,016
398249 기사/뉴스 “책 까매질 때까지 밑줄”... 중2 된 응팔 진주, 영재원 입성한 완벽주의 ‘공부법' ('유퀴즈') 3 12.17 1,984
398248 기사/뉴스 [해외축구] 자신이 먹어야 하는 초밥을 이재성 선수한테 줬다는 김민재 1 12.17 707
398247 기사/뉴스 “쇼크로 의식 잃고 4번 입원”...김태원, 생사 고비 넘기며 '13년' 만에 컴백 ('라스') [순간포착] 12.17 1,049
398246 기사/뉴스 김태원, 아이유 리메이크 효과 실감.."저작권료만 분기에 1억"[라스][★밤TView] 10 12.17 2,359
398245 기사/뉴스 쿠팡 포상 예정 5 12.17 4,281
398244 기사/뉴스 정보보안 전문가 작심 비판 "당분간 쿠팡에서 구매 줄여야" 20 12.17 2,420
398243 기사/뉴스 대우건설, 공사장 흙막이 붕괴로 2개월 영업정지 처분…"불복 소송 예정" 3 12.17 618
398242 기사/뉴스 휴무날 경찰관의 기지…뭉칫돈 뽑던 중국인 보이스피싱 인출책 검거 1 12.17 278
398241 기사/뉴스 재력가 딸에게 사귀는 척…100억원 뜯어낸 20대男, 항소심서 ‘감형’ 왜? 20 12.17 1,830
398240 기사/뉴스 “남성보다 독한 여성 방귀냄새…뇌 건강에도 좋아?” 20 12.17 2,163
398239 기사/뉴스 선명한 복근, 여성에겐 되레 毒… 대체 왜? 4 12.17 1,919
398238 기사/뉴스 하이브, BTS 완전체 복귀 앞두고…방시혁 리스크에 이타카 논란까지 '시끌' 2 12.17 889
398237 기사/뉴스 ‘전국 입주 1위’ GS건설 자이, 브랜드 가치 실거래로 입증 14 12.17 1,032
398236 기사/뉴스 파주 초등학교 과학실서 불…3명 연기 흡입·307명 대피 4 12.17 1,102
398235 기사/뉴스 “집에서 간병 받고 싶은데” 누가 할까… 배우자 vs 딸 vs 아들 vs 며느리, 나의 경우는? 7 12.17 1,522
398234 기사/뉴스 “따뜻한데 왜 더 피곤하지?”…의사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겨울철 습관은 37 12.17 4,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