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아이돌, 연애해도 된다…문제는 그들이 파는 '유사연애' [K-POP 리포트]
2,194 14
2025.12.16 16:48
2,194 14
요즘 K팝 팬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돌의 이슈는 '연애'다. '아이돌도 사람인데 연애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지만, 이는 팬들의 마음이 좁아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바로 '유사연애'를 핵심 상품으로 설계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 K팝 산업의 운영 방식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한 방탄소년단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당사자나 소속사의 공식 확인 없이 각종 추측이 빠르게 퍼졌고,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팬덤 내부에서는 감정의 균열이 먼저 일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의 초점은 사생활보다 관계의 약속으로 이동했다. 연애를 했는지보다 그동안 무엇을 전제로 팬과 관계를 맺어왔는지가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해 에스파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 사실이 알려졌을 때, 일부 팬들은 사과를 요구했고 카리나는 직접 자필 편지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그 이전에도 트와이스 지효와 강다니엘, 엑소 카이와 블랙핑크 제니 등 여러 공개 연애 사례가 있었고 매번 팬들이 분출한 감정은 비슷했다. 배신감이다.

이 배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지금의 K팝 산업은 음악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팬미팅, 하이터치, 영상 통화, 유료 멤버십, 구독형 소통 플랫폼까지 더해지며 아이돌과 팬의 관계는 점점 '지속 결제형 친밀감'으로 설계돼 왔다.

음악방송이나 시상식, 소통 플랫폼에서 아이돌은 가장 먼저 팬덤을 찾고 사랑한다고 외친다. 연인 관계를 연상시키는 질투 어린 멘트를 던지는 일도 적지 않다. 이 말들은 팬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감각을 심어주며 앨범이나 MD를 과하게 구매하게 만들고, 소비의 문턱을 낮춰 지갑을 열게 한다. 소속사로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친밀함이 누적될수록 팬과 아이돌의 관계는 응원이 아닌 준연인 관계의 감정선 위에 놓이게 된다.


K팝 산업에서 아이돌은 음악을 만드는 주체이자 동시에 감정과 이미지를 포장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그 상품성에는 실력과 콘셉트뿐 아니라 태도, 말투, 관계의 거리감까지 포함된다. 팬에게 가까운 존재로 인식될수록, 그 상품의 효용 가치는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은 무대 위에선 자유롭고 진취적인 아티스트로, 플랫폼 안에서는 다정하고 헌신적인 연인 대체재로 기능한다. 소속사는 이를 진짜 감정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치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그래서 아이돌의 연애는 상품 설정의 붕괴로 받아들여진다. 캐릭터와 상품 기획의 오류처럼 해석되는 것이다.

팬의 분노 역시 개인을 향하기보다 그 상품이 약속했던 이미지가 깨졌다는 데서 발생한다. 때문에 아이돌이 예술인 이전에 상품으로 기능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연애 논란은 언제든 재현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문제는 팬의 과민 반응으로 환원하기 어렵다. '유사연애'를 핵심 수익 모델로 정착시킨 구조가 만든 필연적인 충돌이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앨범과 공연 중심의 산업이었다면, 아이돌의 연애는 지금처럼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K팝은 '사랑받는 느낌'까지 패키지로 판매하는 산업이 됐다.

해법 역시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 소속사는 '유사연애'를 유발하는 친밀감을 독점과 배타성으로 포장하는 언어를 줄여야 한다. 아이돌 역시 팬과의 관계를 감정적 의존으로 과장할수록, 그 말이 언젠가 자신을 향해 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아이돌도 연애해도 된다. 한창 꽃다운 청춘에게 연애 감정이 드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문제는 소속사와 아이돌이 무엇을 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선'이다. '유사연애'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판과 논란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취하지 않으면 된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65/0000014508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642 12.19 23,38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43,61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27,33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81,6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45,19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8,99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2,08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8,1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8,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3,07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98949 기사/뉴스 부작용보다 감량속도가 더 무섭다 레타트루타이드 실체 23:43 448
398948 기사/뉴스 중학생 아들 버리고 몰래 이사…전화번호까지 바꾼 친모 26 23:33 1,811
398947 기사/뉴스 '쇼트트랙 미소 천사' 김아랑 선수 은퇴 3 23:24 2,013
398946 기사/뉴스 "당장 그만하세요" 의사들 경고…양치질 후 샤워기로 입 헹구면 '감염 위험' 39 23:15 3,255
398945 기사/뉴스 모범택시3 9,10화 에피소드로 참고한듯한 폭로 10 23:08 5,163
398944 기사/뉴스 아침에 잠 깨자마자 ‘이것’ 하면, 심장마비 위험… 뭘까? 6 23:06 2,669
398943 기사/뉴스 미성년자에 마약 강제 투약…정신 잃자 성폭행한 20대들 '중형' 11 22:57 1,478
398942 기사/뉴스 '말말말' 남긴 업무보고...투명한 국정? 정쟁 유발? 6 22:24 343
398941 기사/뉴스 K-모성애 못 놓은 '대홍수', 진짜 재난이다 [여의도스트리밍] 11 22:19 1,204
398940 기사/뉴스 지드래곤, 라이브 부담 됐나···지코에게 마이크 넘겼다('2025 멜뮤') 35 22:08 4,136
398939 기사/뉴스 20대 포르쉐 운전자, 필로폰 상태서 6중 추돌…징역 5년 13 22:07 2,169
398938 기사/뉴스 3명 하차한 '놀토' 편집 포기했나..키·입짧은햇님, 대놓고 원샷 출연 432 21:58 43,880
398937 기사/뉴스 라이브 자책' 지드래곤, 'MMA' 무대 어땠나..아쉬운 가창력→화려한 퍼포먼스 107 21:55 8,854
398936 기사/뉴스 "일주일 전에 취소 통보했는데, '노쇼'라며 예약금 10만원 못 준다네요" 26 21:53 4,636
398935 기사/뉴스 [단독] 카더가든, 신민아♥김우빈 결혼식 축가…주례는 법륜스님 20 21:41 8,841
398934 기사/뉴스 “민주주의 수호를” 계엄 시국선언문 썼던 학생회장, 하버드대 합격 22 21:24 2,893
398933 기사/뉴스 "일본 개라서 때렸다"…中 애견미용사, '시바견' 목 조르고 "너희 조상들처럼 짜증나" 47 21:18 1,531
398932 기사/뉴스 초등학생 끌고 가려던 러시아 국적 여성 구속영장 4 21:15 1,423
398931 기사/뉴스 "산타 지금 어디쯤?"…한국서도 70년 전통 전화 안내 즐긴다 3 20:58 1,285
398930 기사/뉴스 [단독] 쿠팡, 미국 로비서 '일본 흔적' 지웠다…한국 압박 노림수? 16 20:40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