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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목숨 걸고 ‘중국의 위구르 인권 탄압’ 알렸는데···미국은 그를 구금했다 [시스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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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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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신장 직접 방문해 수용소 촬영
영상 공개하기 위해 미국행…난민신청
8월 불법 이민 혐의로 구금, 송환 위기

 

 

 


2021년 10월 5일 ‘신장수용소 찾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곳곳에 있는 수용소로 추정되는 건물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다. 영상은 위구르 인권 탄압의 증거로 활용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영상을 찍은 이는 중국의 한족 출신 노동자 관헝(关恒·38)이다. 그는 2020년 10월 서방매체가 주장한 위구르 인권탄압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혼자 신장에 가서 영상을 찍었다. 그는 영상을 공개하기로 결심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영상을 공개한 뒤 미국에 난민 자격을 신청했다.

 

 

4년이 지난 현재 관헝은 추방의 갈림길에 서 있다. 중국 인권 문제를 다루는 미국 비정부기구(NGO) 휴먼라이츠인차이나(HRIC)에 따르면 그는 지난 8월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돼 오는 15일(현지시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추방이 결정되면 중국에서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 인권 단체들이 우려하고 있다.

 

 

관헝은 1987년 허난성에서 태어났다. 지난달 HRIC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거나 유전 노동자로 일하는 등 여러 직업을 거쳤다. 중국의 인터넷 통제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우회한 인터넷 서핑을 즐겼다. 그는 1960년대 대기근, 톈안먼 항쟁 등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접근하며 “중국 정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대학 졸업할 무렵 이미 몸은 체제 아래에서 살지만 마음은 체제를 탈출한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관헝은 2019년 오토바이를 타고 신장을 여행하다 수많은 검문소와 무장경찰을 목격했다. 호텔 투숙을 위해서도 숱하게 안면인식을 해야 하는 것이 의아했지만 당시에는 심각함을 느끼지 못했다. 2020년 미국 매체 버즈피드가 위성 사진과 데이터를 활용해 신장 전역에 광범위하게 수용소가 설치돼 있다고 보도한 것을 보고 뒤늦게 충격을 받았다. 버즈피드는 이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관헝은 ‘외신기자들은 신장에 갈 수 없지만 나는 가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2020년 10월 직접 차를 몰고 신장으로 향했다. 버즈피드가 수용소가 있다고 지목한 곳마다 찾아가며 비디오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했다.

 

 

관헝은 하미시, 무레이현, 짐사르현, 푸캉현의 도심 및 주거지와 동떨어진 곳에서 철조망을 설치한 거대한 시설물이 ‘강제격리 및 재활센터’, ‘농목민 양성학교’, ‘직업교육센터’ 등의 간판을 달고 있는 것을 촬영했다. ‘우루무치시제2교육재활국’이란 간판이 붙은 시설에서는 채소 하역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가오커루 인근에서는 ‘노동을 통한 개조, 문화를 통한 개조’란 글귀가 붙어 있는 시설물을 촬영했다. 이 글귀는 당국이 범죄자를 훈련시킬 때 쓰는 구호다.

 

 

관헝은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중국에서 영상은 차단당하고 자신은 체포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2021년 7월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던 에콰도르를 거쳐 바하마로 갔다. 미국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 몰라 바하마에서 영상을 올린 뒤 소형 보트를 타고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영상은 도이체벨레,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보도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버즈피드 기자들도 관헝에 감사를 표했다.

 

 

중국에서는 보복이 벌어졌다. 관헝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됐으며 가족과 일가친척들은 당국 소환조사를 받았다고 어머니가 증언했다. 충격을 받은 관헝은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뉴욕에서 우버 기사, 트럭운전사 등을 하며 3년 넘게 숨은 듯이 살았다. 난민 자격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지난 8월 ICE가 관헝의 집을 습격하면서 ‘숨어 사는 평온’도 끝났다. ICE는 당초 룸메이트를 노렸지만 관헝 역시 바하마에서 배를 타고 미국에 밀입국했기 때문에 함께 체포됐다. 관헝은 혼자 조용히 지내는 것이 더는 답이 아니라고 판단해 미국 시민사회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

 

 

저우펑쑤오 HRIC 사무총장은 “위구르 문제는 중국의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될 선)이다. 관헝이 중국으로 추방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 분명하다”며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이 한편으로는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ICE의 탄압을 피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제임스 P. 맥거번 하원 의원은 지난 12일 조지프 B. 에들로우 이민국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관헝의 미국 정치 망명 신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15062?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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