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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만약 지구 궤도를 링 형태의 인공세계로 만든다면?-링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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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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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ZElEO

 

지구는 태양과 약 1억 5천만 km 떨어져있으며, 이 거리를 1 AU 라고 정의합니다.

골디락스존 안에 궤도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물이 액체상태로 존재하고 생명이 살기 적합한 적당히 온화한 기후를 지닌 것 역시 이 적절한 거리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적절하고 완벽한 조건을 지닌 행성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SF 장르에서는 그냥 평범하게 테라포밍을 거치면 알아서 행성이 지구처럼 뚝딱 변화하지만 따지고보면 오히려 인공 행성을 창조하는 것보다 더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주에서 인공적으로 지구 환경을 재현하는 구조물들이 다양하게 창작됐으며, 오늘 소개해드릴 것 역시 그 일환 중 하나입니다.

 

 

 

https://youtu.be/sR2296df-bc?si=gfJcJbfMoNhNfcZn

 

 

 

이것은 [링월드]입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를 반지름으로 사용하면서 지구의 공전궤도를 거대한 고리로 만든 뒤 그 위에 땅과 바다를 만들고 행성 지표처럼 꾸며놓은 거대한 우주 거주지입니다.

그 표면적은 지구의 300만 배에 달하며, 지구와 동일한 거리만큼 떨어져있기 때문에 햇빛이 너무 많거나 적을 걱정도 없습니다.

 

 

30604767995-383323387.jpg 만약 지구의 공전 궤도 전체를 인공 거주구로 만든다면?
링월드는 미국의 작가 래리 니븐이 1970년 발표한 소설에서 처음 나온 개념입니다.

덤으로 이 작가양반은 판타지에서 마법 쓸 때 마나를 원동력으로 넣은 최초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1_JaKEf7YczuHildbGNCTJ2w.jpg 만약 지구의 공전 궤도 전체를 인공 거주구로 만든다면?
이 거대한 고리는 초속 1,200km 속도(지구 공전 속도의 40배)로 회전하여 원심력을 이용해 인공 중력을 형성하며, 행성처럼 자전을 하는 대신 안쪽에 그림자 사각형(Shadow squares)이라는 차양막들을 회전시켜 햇빛을 가리는 것으로 낮과 밤의 주기를 만듭니다.

 

즉, 링월드에는 석양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링월드에서 태양은 언제나 머리 위에만 떠있을 뿐이며 거대한 일식이 일어나듯 갑자기 햇빛이 사라지면서 밤이 찾아옵니다.

 

고리의 양쪽 가장자리에는 대기를 붙잡아두기 위한 거대한 장벽이 설치됩니다.

그 높이는 무려 1,600km에 달하며, 이 벽으로 인해 대기는 고리의 안쪽에 머무르게 되고 원심력으로 인해 뻥 뚫린 하늘로도 소실되지 않습니다.

 

3zpz8WQe4SNH8q6FEif2uzpmXjQNog2n2huWTcwn8rGQUVka5ZDoVpaXM8zXsph4t5Kenf8Sq74uEenYSpkDM42s35n955JbZ2gDjhjm2HtjtYHgkvDEchBHic7cA8xbzjoMag9QfBGCdiy5XAXg.jpg 만약 지구의 공전 궤도 전체를 인공 거주구로 만든다면?
링월드의 너비는 무려 약 160만 km에 달합니다.

하지만 링월드는 너무나 거대한 구조물이기 때문에, 지표에서 하늘에 보이는 고리 구조물은 아주 얇고 가느다랗게 뻗어가는 선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 크기는 대략 보름달이 띠의 형태로 이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실처럼 가늘진 않아도 이 정도면 얼마나 얇게 보일지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규모탓에 링월드에서도 지평선은 정상적으로 형성될 겁니다.

지평선 너머로 보이는 고리 구조물은 대기 중의 레일리 산란 탓에 흐릿해져서 결과적으로 지평선 부근에는 고리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신기한 일은, 시선을 지평선에서 대략 5도 정도만 올리면 빛이 통과해야 하는 대기층이 얇아지면서 분명 없어졌던 고리의 모습이 갑자기 다시 나타나 머리 위를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늘에서부터 고리를 눈으로 쫓으며 지면으로 내려가다보면 땅 가까이에서 갑자기 없어지게 되는 거죠

위의 사진에서도 이 때문에 고리가 위로 올라갈수록 선명해지고 땅으로 내려갈수록 흐릿해지는 게 나타납니다.

가까운 쪽은 보이지 않는데 오히려 수 억 km 떨어진 지점은 선명히 보이는 거죠.

 

태양에서 직접 받아 반사된 빛이 우리 눈으로도 직접 들어오기 때문인데, 밤이 되어 햇빛의 간섭도 사라지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보다 더 선명한 빛기둥이 아름답게 반짝이는 걸 보게 될 겁니다.

 

 

이런 뛰어난 창의성을 인정받아 소설 링월드는 1971년 휴고상을 수상합니다.

작가가 설정은 잘 짜는데 스토리는 영 별로라고 평가받는 사람이라 이거도 과대평가 됐다는 의견이 좀 많긴 합니다만, 어쨌든 링월드라는 개념은 무척이나 참신했으니까요.

 

다만 MIT 학생들은 세계 SF 대회에서 "링월드는 불안정하다!(The Ringworld is unstable!)" 라고 외치며 행진하는 일까지 벌였습니다.

 

링월드는 항성을 중심으로 궤도를 돌고 있는 게 아니라 제자리에서 회전하고 있는 구조물입니다.

이는 천체랑 충돌하거나 태양풍으로 궤도가 비틀릴 경우 원래 궤도로 돌아가는 복원력이 없어 그대로 항성과 충돌하거나 중력 어긋남으로 인해 붕괴할 것이란 소리입니다.

이는 작가에게도 피드백으로 전달되어 후속작에서 실시간으로 궤도를 보정해주는 자세 제어 엔진이 있다는 설정이 추가됐습니다.

 

이 외에도 저런 거대한 고리를 강도를 유지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회전시키려면 뭐로 지어야하냐는 의문도 나옵니다.

래리 니븐은 가상의 물질인 스크리스(Scrith) 라는 재질을 창작했는데, 달리 말하면 현재 인류가 아는 물질 중에는 링월드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물질이 없다는 소리입니다.

 

 

E__2vBMWQAABZ0e.jpg 만약 지구의 공전 궤도 전체를 인공 거주구로 만든다면?
뭐 아무튼 링월드라는 독특한 컨셉은 많은 SF물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링월드보단 훨씬 작은 비숍 고리 구조물이긴 하지만 헤일로 시리즈는 미지의 링 모양 구조물을 탐험한다는 이야기로 링월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if-i-built-a-dyson-sphere-here-would-the-ringworld-become-v0-wnc0jbl8mbqd1.webp.ren.jpg 만약 지구의 공전 궤도 전체를 인공 거주구로 만든다면?
SF 전략게임인 스텔라리스에서도 우주 거대구조물로 구현되어 버려진 링월드를 수리하거나 게임 최후반부까지 도달한 플레이어가 직접 건설할 수 있는 구조물로 직접 등장합니다.

차양막은 구현되어있진 않지만 설정상으론 존재합니다.



++

1765779304.jpg 만약 지구의 공전 궤도 전체를 인공 거주구로 만든다면?

 

 

번외편: 링링링링링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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