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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여중생 사냥꾼'의 덫에 걸린 창원 모텔의 비극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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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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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표아무개씨(남·26)는 일명 '여중생 사냥꾼'이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 덫을 놓고 먹잇감을 찾았다. 주로 여중생들을 노렸다. 미성년자 시절인 2016년에는 SNS로 만난 10대 여자 청소년을 강제 추행해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20대 초반 때인 2019년 9월 표씨는 오픈채팅방에서 A양(15)에게 접근해 말을 걸었다.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이자 본색을 드러내며 자신의 집으로 불러냈다. A양이 "싫다"고 거절하자 그동안 주고받았던 메시지 대화 내용과 영상 등을 학교 등 주변에 유포할 것처럼 협박했다. 이에 겁먹은 A양이 늦은 밤 표씨 집을 찾았고,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강제로 성폭행했다.


법정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듬해 11월 1심 재판부는 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출소 후 5년간 보호관찰 및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만 14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강간하고 협박한 사안으로 수법과 피해의 정도 등을 보면 죄질이 나쁘다"면서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표씨는 지난 7월 만기 출소해 사회에 나왔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또다시 오픈채팅방에서 여중생들을 노렸다. 지난달 중순쯤 표씨가 친 그물에 친구 사이인 B양과 C양이 걸려든다. 표씨의 신상이 성평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에 공개돼 있었지만 이를 알지 못했다. 


(중략)


12월3일 오후 2시45분쯤 표씨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소재 모텔을 예약한 뒤 인근 마트에서 술과 흉기를 구입해 3층 객실로 올라간다. 이어 B양에게 연락해 "할 말이 있다"며 모텔로 불렀고, 오후 4시24분쯤 B양은 C양과 함께 해당 모텔을 찾아갔다. 표씨는 "단둘이 할 얘기가 있으니 나가 달라"며 C양을 모텔 밖으로 내보냈다. 얼마 후 객실 안에서 '쿵' 소리가 나자 겁먹은 C양은 모텔에 오기 전 함께 있었던 D군과 E군을 "빨리 오라"며 불렀다. 마침 인근에 있던 두 사람은 곧장 모텔로 달려온다.


표씨는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객실에서 함께 마주했고, 서로 대화하다가 시비가 붙는다. 그때였다. 표씨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마구 휘둘렀고, C양을 제외한 3명이 칼에 찔려 바닥에 쓰러졌다. 표씨는 C양에게도 흉기를 들이댔으나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칼에 찔린 B양은 오후 5시7분쯤 112에 전화를 걸었으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신 수화기 너머에서는 "(신고) 하지 마"라는 표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찰은 첫 신고 4분 후 현장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다. 당황한 표씨는 경찰을 피해 8m 높이의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객실 화장실에서는 피해자들이 흉기에 찔린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은 모텔 외부에 추락한 표씨와 객실에 있던 피해자들을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B양과 D군은 사망한다. 표씨 역시 다발성골절 등 중상을 입은 채 치료를 받다 숨을 거둔다. C양은 경찰에서 "표씨가 범행 당일 B양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행 당일 표씨는 모텔을 잡고 B양에게 전화를 걸어 유인했다. 이전 범행으로 보면 B양을 위협해 성폭행하려고 했고, 미리 준비한 흉기는 이런 용도로 볼 수 있다. 그런데 B양이 C양과 동행하면서 돌발변수가 생긴다. 여기에 남자 중학생 2명이 추가로 합류하면서 계획이 완전히 꼬인 것이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표씨는 B양을 모텔로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다가 변수가 생기면서 우발적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표씨가 모텔 건물에서 추락한 것도 극단적 선택을 위한 투신인지, 경찰을 피해 달아나려다 떨어진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당황한 나머지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표씨의 범행은 막을 수도 있었다. 그는 이전 범행의 재판 과정에서 성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발찌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한 청구 전 조사에서는 '일탈적 성적 환상 가능성'이 있고, '과잉 성욕 장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자해를 지속하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점도 재범 위험 요인으로 분석됐다. 


당시 검찰은 표씨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전자장치 부착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실형 선고와 보호관찰명령 등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표씨가 누범기간에 또다시 비슷한 형태의 범행을 반복하면서 재판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 셈이 됐다.


표씨가 출소 후 단기간 내에 다시 범행에 나선 것은 성범죄 전과자에 대한 사회 복귀 후 관리와 재범 방지 교육이 실효성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인 두 명의 청소년이 목숨을 잃고,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체 부검, 휴대전화 포렌식,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 규명에 나서고 있지만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https://naver.me/xZjIEAm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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