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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내부 “군복까지 내란청산과 연결”
“北, 국군 전투복 모방해 피아식별 어렵다”

2024년 12월 4일 새벽, 계엄군이 국회 본관 정문 앞에서 국회 사무처 직원, 보좌진 등과 대치하고 있다. / 김지호 기자
군 당국이 전투복 디자인을 전면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디지털 무늬를 도입한 현 전투복은 2010년 채택됐다. 그런데 12·3 비상계엄으로 군의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선 “소위 ‘내란 청산’을 한다고 전투복까지 바꾸는 것이냐”는 말도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와 여권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신형 전투복 도입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에 설치된 이 TF는 공무원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2·3 계엄 당시 전투복 차림의 군 병력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 청사 등에 투입된 모습이 일반에 널리 공개돼 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군 조직 분위기 쇄신과 더불어 군에 대한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신형 전투복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했다.
현재 국군은 5가지 색을 조합해 위장 성능을 높인 전투복을 사용 중이다. 2010년 이전에 사용했던 녹색·갈색·검정·카키색의 4도색 얼룩무늬 군복보다 위장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국 지형에 흔한 흙·침엽수·수풀·나무줄기·목탄 등의 색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군이 국군의 디지털 무늬를 모방한 전투복 보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피아식별을 위해서라도 국군 전투복에 변화를 줄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2021년 북한 열병식 때만 해도 디지털 무늬 전투복을 착용한 북한 병력은 극소수였지만, 최근엔 공수부대 등 북한 인민군 여러 부대의 대원들이 디지털 전투복을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전투복 위장 무늬가 비슷하면 적과 아군을 식별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한국군이 사용 중인 디지털 픽셀 전투복(왼쪽)과 지난 2021년 1월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픽셀 전투복. /국방부,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국군이 착용하는 디지털 픽셀 전투복(왼쪽)과 2021년 북한 열병식에서 포착된 인민군 전투복의 디지털 픽셀 무늬. /국방부, 북한 조선중앙통신
군은 신형 전투복 도입 여부를 내년 초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얼룩무늬(우드랜드)에서 현 디지털 전투복으로 전환하는 데 개발 기간만 5년 안팎이 걸렸다”면서 “군사 전략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전투복 개량이 ‘내란 청산’이란 정치적 동기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군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