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3/0000054277?sid=001
최소 11명 사망, 총격범 2명 중 1명은 사살

호주 시드니의 대표적 관광지인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와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11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총격범 2명 가운데 1명은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됐고, 다른 1명은 중태 상태로 체포됐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현장에 출동했다가 총격을 받은 경찰관과 미성년자도 포함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부상자 중 상당수는 중태로 알려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오후 6시 40분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 동부 본다이 비치와 인근 보행자 다리 일대에서 장총으로 무장한 남성 2명이 약 10분간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당시 해변에서는 주말을 맞아 관광객과 서핑객이 몰려 있었고, 유대인 명절 행사까지 열려 1000명 이상이 현장에 모여 있었다. 총성이 울리자 시민과 관광객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대피하는 과정에서 추가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참극 속에서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더 큰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NS에 확산된 영상에는 흰색 반팔 차림의 한 남성이 차량 뒤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총격범이 방심한 순간 달려들어 뒤에서 제압하고 총기를 빼앗는 장면이 담겼다.
총을 빼앗긴 총격범은 균형을 잃은 채 뒷걸음질 치며 도주했고, 그 사이 주변 시민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도주하는 총격범을 향해 시민이 물건을 던지며 접근을 막는 모습도 포착됐다. 목격자들은 "누군가는 숨었고, 누군가는 도망쳤지만 누군가는 앞으로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성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든 시민들을 우리는 목격했다"며 "그들은 영웅이며, 그 용기가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 역시 총격범을 제압한 시민의 행동이 피해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호주는 1996년 대형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를 대폭 강화해 대규모 총기 범죄가 드문 국가로 꼽혀 왔다. 그런 호주에서 관광객과 시민이 밀집한 해변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며, 추가 공범이나 범행 배경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