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페트병 라벨 애써 떼 버렸는데"…백지화 검토하는 이유
5,370 13
2025.12.14 22:22
5,370 13

페트병 버릴 때 라벨을 일일이 떼서 따로 배출하죠. 6년째 시행되고 있는 '무색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 제도를 완전 백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주택가 골목길에 있는 재활용 정거장.

일반 플라스틱류 수거함과 별도로 무색 페트병 전용 칸이 있습니다.

'무색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건데, 색깔 없는 투명 페트병만 넣되, 라벨은 떼고 뚜껑은 씌우라는 게 정부의 지침입니다.

위반하는 아파트나 단독 주택에는 과태료가 최대 30만 원까지 부과됩니다.

문제는 시민들이 애써서 투명 페트를 따로 모아 놔도 당초 의도했던 식품 용기로의 고품질 재활용이 잘 이뤄지지 못한다는 겁니다.

식품 용기로 쓰려면 위생 안전성이 중요해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별도 전용 처리 라인을 갖춰야 하지만, 선별 업계가 워낙 영세하다 보니 시설을 갖춘 곳은 10%대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무색 페트병과 나머지 플라스틱류를 기껏 따로 모아놨더니, 수거할 때는 같은 짐칸에 뒤섞어 가져간다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 : ((무색 페트와 플라스틱류) 두 개가 합쳐진다?) 다 합쳐져요. 페트병 라벨 떼든 안 떼든 비닐이랑 플라스틱 일반 그런 게 그냥 다 혼합해서 같이 가져가는데, 의미가 없는….]

실제로 연간 페트병 생산량 35만 톤 가운데 전용 라인을 통해 재활용을 거쳐 식품용 재생 원료로 만들어지는 건 1%에도 못 미치는 걸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재활용 기술이 좋아져 혼합 수거된 폐플라스틱류에서도 식품용 재생 원료를 뽑아내는 게 가능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해당 업체에 가봤습니다.

광학 분류, 초음파 세척 기술 등이 인정돼 식품 용기로 다시 써도 된다는 식약처 승인이 올해 초 나왔습니다.

[이건호/삼양에코테크 대표 : 인공지능 로봇이 투명 페트병과 유색 페트병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그래서 더 많은 양의 페트병을 보다 정확하게 (선별 가능해졌습니다.)]

이게 가능한데 굳이 시민들에게 번거롭게 라벨을 떼게 해 별도 배출하도록 해야 하느냐는 게 정부의 고민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다음 주쯤 발표 예정인 '탈 플라스틱 로드맵'에 무색 페트병 별도 배출 백지화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장세만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무색 페트 별도 배출, 설계부터 잘못?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 이 제도가 도입된 취지는요.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섞이면 노끈이나 솜 같은 저품질 제품으로밖에 못 쓰이게 되고요. 또 음식물 등으로 인해서 오염도가 심해서 식품 용기로 만들기 어려운 반면에 무색 페트만 별도 전용 처리 라인을 거칠 경우에 고품질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처음에는 모이는 양이 적겠지만, 차츰 홍보가 되면 늘어날 거다. 그러면 선별 업계도 사업성을 갖추게 돼서 전용 시설 투자를 늘릴 거다" 이런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선별 업계의 투자,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애초 '업계의 사정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한 거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별도 배출 유지', 환경단체 입장은?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 환경단체들이 그런데요, 논리는 이렇습니다. 재활용 기술이 좋아져서 상황이 달라졌다지만, 결국 이거는 대량의 세척 약품과 물, 전기가 사용될 수 있어서 환경에는 안 좋다는 겁니다. 또, 제도 시행 6년째를 맞아서 이미 일상에 자리 잡은 만큼 제도를 백지화할 게 아니라 제도는 유지하되 세부적으로 개선 보완하자는 겁니다.]

Q. '별도 배출' 백지화 vs 유지, 결론은?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지금 이해 당사자들과 막판 의견 조율 중인데요. 정부 당국은 백지화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환경단체가 맞서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백지화 결정을 내릴 경우 정부가 그간의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라서 백지화 검토 수준에서 결론 날 거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만약 존치 쪽으로 결정이 나더라도요, 시민들의 별도 배출 참여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현 제도의 운영 실상과 문제점, 반드시 점검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영상편집 : 조무환)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316137?ntype=RANKING

목록 스크랩 (0)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벨레다X더쿠💚] 유기농 오일로 저자극 딥 클렌징, <벨레다 클렌징오일> 더쿠 체험단 모집! 166 00:05 3,78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93,37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952,32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35,35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77,98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4,8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8,4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4 20.09.29 7,378,8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3,9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4,97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73,47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31730 이슈 (혐주의) 미국 스트리머 3kg 쌀국수 먹방 대참사 1 13:28 450
2931729 기사/뉴스 경찰, '부정거래 의혹' 방시혁 수사 마무리 “법리검토 중” 13:27 36
2931728 유머 싸우지 말라고 두개씩 사줬더니 1 13:27 224
2931727 정치 박찬대 의원, 제주4.3 진실 규명...상훈법 개정안 발의 13:27 23
2931726 이슈 올데이 프로젝트 공트 업로드 - KBS Cool FM 박명수의 라디오쇼 13:26 35
2931725 기사/뉴스 [MD이슈] 윈터가 감기 조심하라니 정국은 마스크를 쓰고·····열애설 이후 계속되는 침묵 속 일방적 소통 4 13:26 343
2931724 이슈 [단독] 카카오 사옥에 고교 자퇴생 ‘폭발물 설치’ 협박…전 직원 귀가 조치 13:26 132
2931723 유머 ??? 여러분들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누굽니까? 이찬원 빼고 13:25 122
2931722 정치 李 대통령,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취소 지시 4 13:23 932
2931721 유머 미래 주술사의 후루베 유라유라.jpg (주술회전 모듈로) 3 13:23 143
2931720 이슈 올데프 애니 우찬 인스타그램 릴스 업로드 4 13:20 219
2931719 이슈 이창섭 '365일' 멜론 일간 74위 (🔺17 ) 1 13:19 136
2931718 기사/뉴스 '유학파' 딘딘, 알고 보니 캐나다 키링남 "모두가 갖고 싶어해…다른 학교에서도 찾아와" (딘딘은 딘딘) 8 13:17 899
2931717 유머 시벌 미소녀들사이에 개쌉밤티 저거뭐야 니가사람이야.twt 10 13:17 1,696
2931716 이슈 7년째 안읽씹중 7 13:16 2,199
2931715 기사/뉴스 'PD수첩' 통장팔이 청년들 : 장집과의 위험한 거래 3 13:14 721
2931714 유머 야외방사장에서 똥 누다가 미끄러진 러바오 ㅋㅋㅋㅋㅋㅋ 8 13:14 934
2931713 이슈 [속보] '버킷리스트' 로브 라이너 감독, 아내와 함께 숨진채 발견 "충격" 17 13:14 2,664
2931712 이슈 조유리 최유정 누구인지 순간 헷갈렸다는 사진 2장.jpg 49 13:12 2,173
2931711 유머 소두곰 실사화 원탑 5 13:12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