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같은 분, 평생 기억"... 영철버거 사장 이영철씨 별세에 추모 물결
학생들한테 많은 기부를 하시고 도움도 주신 분이라 학교에서 장학금 조성하고 기념한다고 함 ㅠㅠ 자극적인 소식보다는 훈훈한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려대, 고인 기리기 위해 장학금 조성 검토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에서 20년 가까이 1000원짜리 수제 버거를 팔아 고려대 명물이 된 ‘영철버거’ 사장 이영철(57)씨가 폐암 투병 끝에 13일 오전 별세했다. 생전 고려대에 1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기부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고려대 학생을 도운 이씨의 부고 소식이 알려지자 온·오프라인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오후 찾은 서울 성북구 영철버거 앞에는 고려대 재학생들이 두고 간 꽃다발 10개가 놓여 있었다. 이날 빈소 조문 이후 매장을 찾았다는 고려대 경영학과 김현종(25)씨는 “군 복무를 할 때 군복을 입고 휴가를 나와 매장을 방문하면 사장님께서 고생한다며 무료로 버거를 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오래 영업을 하시길 바랐는데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고, 자주 찾아뵙지 못해 후회가 된다”고 했다. 국화 꽃다발을 들고 이곳을 찾은 정치외교학과 김지호(23)씨도 “정경대 학생회를 할 때 사장님께서 음료수도 보내주시고, 이곳에서 회식도 자주 했다”며 “부고 소식을 듣고는 너무 속상했는데, 이제는 하늘에서 편히 쉬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씨의 온라인 부고장에도 “아버지처럼 늘 학생들에게 넉넉한 마음과 온기를 전해주신 영철버거 사장님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제가 사이다 좋아하는 걸 늘 기억해주셨던 사장님, 저도 사장님 오래 기억할게요” 같은 메시지가 1100개 넘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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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는 이씨가 기부한 장학금의 혜택을 받은 고려대 학생들이 이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당시 2500여 명의 고대생이 모금에 나서 6800만원이 모였고, 이를 토대로 영철버거는 재개업할 수 있었다. 재개점한 영철버거는 월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년 만에 다시 문을 닫았지만, 이씨는 딸의 퇴직금까지 빌려 이듬해 다시 매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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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방문한 서울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에도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우회와 고려대 출신 김상욱 국회의원의 근조기가 놓여 있었다. 고려대 졸업생들이 보낸 화환도 다수 보였다. 이날 대학교 친구 8명과 함께 빈소를 찾은 고려대 야구 동아리 ‘백구회’의 회장 정모(23)씨는 “사장님이 오랫동안 우리 동아리에 물값 등을 꾸준히 지원해주셨다”며 “올해도 지원을 해주시고, 동아리원끼리 종종 버거집에 가서 밥도 먹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시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빈소에서 본지와 만난 이씨의 한 가까운 가족은 “사람 목숨이 다 팔자에 달린 거지만, 환갑도 못 넘기고 간 게 정말 안타깝다”며 “고인이 고려대에 선행을 많이 해서인지 지금까지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200명은 넘게 찾아온 것 같다”고 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도 이날 오후 4시 30분쯤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총장은 조문 이후 본지와 만나 “고인을 기리기 위해 고인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조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학생회관에도 이영철 사장님을 위한 기념패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고려대는 고인의 장례식 비용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people/2025/12/14/AWVH2DLGGZDILAFXIOYBHBOHG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