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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칼럼] 무너진 '나혼산' 유니버스, 등 돌린 시청자…'초상집' 된 MBC 연예대상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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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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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국 빠진 MBC 예능, '줄 사람 없는' 시상식, 축포 대신 뼈아픈 반성문 써야 할 때


올해 MBC 예능은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그 중심에는 지난 9년간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를 이끌며 안방마님으로 군림했던 박나래가 있다. 그녀의 불명예 하차는 단순한 출연자 한 명의 이탈이 아니다. MBC 예능을 지탱하던 거대한 세계관, 이른바 '유니버스'의 붕괴를 의미한다.


무너진 '나혼산' 유니버스, 그리고 침묵

'나 혼자 산다'는 단순한 관찰 예능이 아니다. 출연자들의 끈끈한 관계망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시트콤에 가깝다. 박나래는 그 관계망의 핵심이었다. 전현무와는 티격태격하는 남매로, 기안84와는 묘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로, 이장우와는 '팜유 라인'을 만들어 먹방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런 그녀가 매니저 갑질과 1인 기획사 불법 운영, 심지어 무면허 의료 업자를 동원한 '주사 이모' 사태 등 의혹을 받으며 퇴진하면서 프로그램은 길을 잃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화면 속 그들의 우정을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한다. 화려한 파티 뒤에 매니저의 노동 착취가 있었고, 피로 회복을 핑계로 불법 시술이 자행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상, 그들의 일상은 '가짜'이자 '기만'으로 느껴질 뿐이다.

불똥은 남은 멤버들에게도 튀고 있다. 올해 연예대상 MC로 낙점된 샤이니 키(Key) 역시 해당 불법 시술 업자와의 연루설에 휩싸였다. 팬들은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키와 소속사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상 후보 0순위였던 전현무 역시 과거 박나래 관련 경솔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놀면 뭐하니?'의 자충수, 제작진은 무엇을 했나

'나 혼자 산다'가 출연자의 문제로 무너졌다면, 또 다른 간판 예능 '놀면 뭐하니?'는 제작진의 무능함이 위기를 자초했다. 배우 이이경의 하차 과정은 MBC가 출연자를 어떻게 소모품 취급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허위 사실로 밝혀진 사생활 루머와 일부 시청자가 불편해한 식사 예절을 이유로 하차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출연자를 보호하고 해명할 기회를 주기보다, 시끄러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손절'을 택했다. 뒤늦게 사과했지만, "가족 같은 멤버"를 외치던 유재석의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하반기 시청률과 화제성이 곤두박질친 것은 이러한 '신뢰의 상실'과 무관하지 않다.

축포 대신 반성문 써야 할 2025 연예대상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2025 MBC 방송연예대상'이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가 될 수 있을까. 기안84는 박나래 부재 이후 힘이 빠졌고, 전현무는 명분이 약해졌다. 유재석 역시 프로그램 부진으로 대상의 무게를 감당하기 버거워 보인다. 말 그대로 '줄 사람이 없는' 초유의 사태다.

더 큰 문제는 시상식장의 분위기다. 핵심 멤버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라지거나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남은 동료들이 환하게 웃으며 상을 주고받는 모습은 대중에게 위화감만 줄 뿐이다. 자칫하면 '그들만의 리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올해 MBC 연예대상은 화려한 축포를 터뜨리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방송사는 출연자에 대한 검증 시스템 부재, 위기 관리 능력의 실종, 그리고 시청률을 위해 논란을 방조하거나 출연자를 희생양 삼았던 제작 관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지금 MBC 예능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트로피가 아니라,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아 올릴 '진정성'이다. 박나래가 떠난 빈자리는 다른 연예인으로 채울 수 있지만, 시청자가 떠난 빈자리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2025년 12월 29일 상암동의 밤은, 축제의 열기보다는 차분한 위로와 쇄신의 다짐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예능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마지막 길일 것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45/00003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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