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칼럼] 무너진 '나혼산' 유니버스, 등 돌린 시청자…'초상집' 된 MBC 연예대상의 딜레마
4,744 40
2025.12.14 11:54
4,744 40

난국 빠진 MBC 예능, '줄 사람 없는' 시상식, 축포 대신 뼈아픈 반성문 써야 할 때


올해 MBC 예능은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그 중심에는 지난 9년간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를 이끌며 안방마님으로 군림했던 박나래가 있다. 그녀의 불명예 하차는 단순한 출연자 한 명의 이탈이 아니다. MBC 예능을 지탱하던 거대한 세계관, 이른바 '유니버스'의 붕괴를 의미한다.


무너진 '나혼산' 유니버스, 그리고 침묵

'나 혼자 산다'는 단순한 관찰 예능이 아니다. 출연자들의 끈끈한 관계망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시트콤에 가깝다. 박나래는 그 관계망의 핵심이었다. 전현무와는 티격태격하는 남매로, 기안84와는 묘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로, 이장우와는 '팜유 라인'을 만들어 먹방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런 그녀가 매니저 갑질과 1인 기획사 불법 운영, 심지어 무면허 의료 업자를 동원한 '주사 이모' 사태 등 의혹을 받으며 퇴진하면서 프로그램은 길을 잃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화면 속 그들의 우정을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한다. 화려한 파티 뒤에 매니저의 노동 착취가 있었고, 피로 회복을 핑계로 불법 시술이 자행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상, 그들의 일상은 '가짜'이자 '기만'으로 느껴질 뿐이다.

불똥은 남은 멤버들에게도 튀고 있다. 올해 연예대상 MC로 낙점된 샤이니 키(Key) 역시 해당 불법 시술 업자와의 연루설에 휩싸였다. 팬들은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키와 소속사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상 후보 0순위였던 전현무 역시 과거 박나래 관련 경솔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놀면 뭐하니?'의 자충수, 제작진은 무엇을 했나

'나 혼자 산다'가 출연자의 문제로 무너졌다면, 또 다른 간판 예능 '놀면 뭐하니?'는 제작진의 무능함이 위기를 자초했다. 배우 이이경의 하차 과정은 MBC가 출연자를 어떻게 소모품 취급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허위 사실로 밝혀진 사생활 루머와 일부 시청자가 불편해한 식사 예절을 이유로 하차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출연자를 보호하고 해명할 기회를 주기보다, 시끄러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손절'을 택했다. 뒤늦게 사과했지만, "가족 같은 멤버"를 외치던 유재석의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하반기 시청률과 화제성이 곤두박질친 것은 이러한 '신뢰의 상실'과 무관하지 않다.

축포 대신 반성문 써야 할 2025 연예대상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2025 MBC 방송연예대상'이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가 될 수 있을까. 기안84는 박나래 부재 이후 힘이 빠졌고, 전현무는 명분이 약해졌다. 유재석 역시 프로그램 부진으로 대상의 무게를 감당하기 버거워 보인다. 말 그대로 '줄 사람이 없는' 초유의 사태다.

더 큰 문제는 시상식장의 분위기다. 핵심 멤버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라지거나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남은 동료들이 환하게 웃으며 상을 주고받는 모습은 대중에게 위화감만 줄 뿐이다. 자칫하면 '그들만의 리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올해 MBC 연예대상은 화려한 축포를 터뜨리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방송사는 출연자에 대한 검증 시스템 부재, 위기 관리 능력의 실종, 그리고 시청률을 위해 논란을 방조하거나 출연자를 희생양 삼았던 제작 관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지금 MBC 예능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트로피가 아니라,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아 올릴 '진정성'이다. 박나래가 떠난 빈자리는 다른 연예인으로 채울 수 있지만, 시청자가 떠난 빈자리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2025년 12월 29일 상암동의 밤은, 축제의 열기보다는 차분한 위로와 쇄신의 다짐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예능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마지막 길일 것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45/0000370914

목록 스크랩 (0)
댓글 4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메디힐💙 메디힐 마데카소사이드 흔적 리페어 더마크림 체험단 모집! 348 00:05 3,97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91,71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949,32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34,16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77,98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4,8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8,4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4 20.09.29 7,378,8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3,9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4,97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73,47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31540 팁/유용/추천 kb pay 퀴즈 10:27 2
2931539 기사/뉴스 이세영♥나인우→강태오♥김세정…'2025 MBC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 누구? 1 10:24 73
2931538 유머 그룹 나가서 솔로하겠다는 멤버한테 조언하는 보아 1 10:23 976
2931537 이슈 식당주인이 신발도둑 잡아줌 (어그 찐-짭 바꿔간 도둑) 24 10:22 1,508
2931536 이슈 월드와이드 트렌딩 1위 찍었다는 세븐틴 도겸x승관 커버영상 7 10:20 331
2931535 이슈 쿠팡, 한국에서 돈벌고 미국 정계에 176억 로비•기부.jpg 5 10:17 559
2931534 이슈 한 달 수도 40톤 쓴 집…"대변 냄새" 나길래 들어갔더니 17 10:16 2,801
2931533 기사/뉴스 “기내 소란은 내 잘못…” 바비킴, 변명 대신 선택한 ‘폴더 사과’에 쏟아진 응원 (피식대학) 8 10:16 692
2931532 이슈 마마무 문별 인스타그램 업로드 2 10:16 310
2931531 정보 KB 오늘의퀴즈 2 10:16 195
2931530 이슈 터키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쿰피르 10 10:12 901
2931529 기사/뉴스 브랜뉴뮤직, 오늘(15일) 故 애즈원 이민 생일 맞춰 '십이야' 리메이크…추모 의미 담았다 10:12 262
2931528 이슈 자기야 미안해 했잖아 환승연애 이딴거 안나왔어 말아주는 샤이니 민호.twt 10:12 464
2931527 기사/뉴스 카카오뱅크, 'AI 은행'으로 거듭난다 6 10:11 939
2931526 이슈 [해외축구] 뮌헨 상대로 골 넣은 마인츠 이재성.gif 9 10:10 397
2931525 유머 여전히 사랑스러운 푸바오 근황 🐼 27 10:10 1,066
2931524 정보 카카오페이 퀴즈 8 10:10 297
2931523 기사/뉴스 [속보] 내란특검 "尹, 대통령 관저 이전으로 軍과 밀착여건 형성" 8 10:07 540
2931522 이슈 일본에서 발표한 불법으로 일본만화 보는 나라 랭킹 19 10:06 1,672
2931521 기사/뉴스 [속보] "尹, 北무력도발 유도하려 작년 10월부터 비정상 군사작전 실행" 5 10:06 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