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에 쿠팡에 등록했던 카드 정보를 지우는 이용자도 늘고 있는데요.
이렇게 카드 정보를 모두 삭제했는데도, 쿠팡이 과거 고객이 썼던 신용카드 정보를 이용해 유료 멤버십 요금을 빼가려고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쿠팡 유료 회원인 A 씨.
멤버십 구독과 물건 살 때 자동결제를 위해 쿠팡에 등록했던 신용카드들 정보를, 최근 모두 삭제했습니다.
[A 씨/쿠팡 회원/음성변조 : "TV에서 계속 카드도 노출된 거 아니냐 이렇게 많이 나와서 제가 찝찝해서 (삭제했죠)."]
그런데 그제(10일) 예상치 못한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지난달 쿠팡에서 썼던 회사 업무용 신용카드로 A 씨의 쿠팡 멤버십 구독료 정기 결제가 시도된 겁니다.
한 차례 입력했다 삭제한 또 다른 카드 정보가 엉뚱한 데 쓰일 뻔한 셈입니다.
[A 씨/쿠팡 회원/음성변조 : "일회성으로 (카드를) 썼는데 자기 마음대로 그걸 그냥 결제도 아닌 월회비를 결제하는 건 이상한 거잖아요. (결제됐으면) 제가 개인적으로 유용한 게 되는 거고…."]
문제는 쿠팡 멤버십 이용 약관에 있었습니다.
유료 회원은 멤버십 구독료 결제 수단을 따로 등록하지만, 만약 이 방법으로 결제가 실패하면 쿠팡은 회원이 등록한 다른 결제 수단으로도 구독료를 빼갈 수 있습니다.
회원이 지정한 수단으로만 구독료를 결제하는 네이버와 SSG, 컬리 등,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의 약관에선 찾아볼 수 없는 내용입니다.
쿠팡은 이용 약관에 따라 처리했다는 입장이지만, 약관 자체가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소비자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사업자의 임의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약관을 활용하는 부분 자체가,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지 예측 가능하지 않은 부분까지 약관으로 면책을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이 쿠팡에서 이미 삭제했다는 카드 정보가 어떻게 멤버십 결제와 연결됐는지도 의문입니다.
쿠팡은 A 씨에게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 최상철/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훈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431957&re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