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읽던 편지' 보도‥정성호 장관의 답장
1,974 17
2025.12.13 10:31
1,974 17

MBC는 지난달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읽고 있던 편지'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지난 8월 영화관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객석에 앉아 영화를 보기 전 유심히 읽고 있던 편지는 누가 건넸고, 그 편지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편지를 건넨 건 30년 전 경비교도대원으로 복무하다, 갖은 가혹행위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 김성철 일교(일병)의 동생인 김성진 씨.



SdBeyx

지난 8월, 영화 관람 전 이재명 대통령이 시민이 건넨 편지를 읽는 모습





이와 함께, MBC는 김 일교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사실상 승소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다만 그때까지만 해도, 법무부가 항소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MBC 보도로부터 약 20일이 흐른 뒤인 지난 11일, '답장'이 전해졌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SNS에 글을 올린 겁니다.

정 장관은 "뒤늦은 정의라도 결국 실현해 내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며, 법무부가 '고 김성철 일교 사건'의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고 김성철 일교는 육군에 입대한 뒤 경비교도대로 차출돼, 마산교도소에서 복무하던 지난 1995년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교도소 측은 내부 자료에 고인이 '여자친구 문제로 고민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만 남겼지만, 지난 2021년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고인이 부대 내 만연한 구타와 욕설, 가혹행위와 부대 관리 소홀 등으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IjPyTR

지난 1992년, 서울대 입학식에서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은 고 김성철 일교의 모습. 동생 김성진 씨 제공





이후 고 김성철 일교의 동생 김성진 씨를 비롯한 유족들은 고인의 사망에 국가의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1년 반 만인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제45민사부는 국가가 고 김 일교의 유족들에게 약 6억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정성호 장관은 "고 김성철 일교는 복무 중 숱한 구타와 가혹행위, 부대의 방치 끝에 투신 사망한 것이었으나 당시 군과 교도소 측은 고인이 이성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은폐, 왜곡했다"며 "유가족들과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의 끈질긴 노력 끝에 2021년 진상이 밝혀지고 마침내 '순직'이 인정된 또 하나의 국가폭력, 군 사망 사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국가의 과오를 반성하며,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최근 유가족들의 승소로 끝난 국가배상사건의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특히 고인의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던 1995년 당시 <실연·열등감에 의한 자살인 듯>이라는 설명 자료를 냈던 법무부의 책임도 인정하며 "인권수호 기관으로서 진실을 밝혀야 할 법무부가 억울한 죽음을 방조한 과오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항소 포기가 고 김성철 일교를 비롯한 군 사망사고 피해자들의 안식과 영면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저, 처음으로 울었어요. 그동안 정말 오래 싸워 왔는데, 이제까지는 꾹 참아 왔는데…"

만일 국가가 항소한다면 유족에게 또 다른 폭력이 될 거라고 말했던 고인의 동생 김성진 씨, 그랬던 김 씨도 항소 시한 만료를 앞두고선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들려온 법무부의 항소 포기 소식은 오빠의 명예를 위해 긴 세월 싸워 온 막냇동생을 눈물짓게 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시간이 말 그대로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가까웠다고 말합니다. 한시적으로만 문을 열었던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의 문을 두드려 오빠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진실을 찾아내고, 끝내 순직을 인정받았습니다.

오랜 세월 유족의 피해를 외면해 온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진행한 끝에, 법무부의 이번 항소 포기로 비로소 오빠의 명예회복을 이뤄낸 셈입니다.


야속한 건 이 모든 진실을 밝히기까지 걸린 30년이란 시간입니다. 애지중지하던 아들을 비명에 보낸 고 김성철 일교의 아버지는 아들의 순직 결정조차 보지 못한 채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났고, 참척(慘慽)의 고통을 견뎌 온 어머니는 이미 팔순을 넘겼습니다.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을 한다지만,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유족의 고통이 오롯이 치유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앞서 정성호 장관은 항소 포기 사실을 알리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하지만, 뒤늦게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정의를 실현해 내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언급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 명제가 다시는 번복되지 않고, 반드시 흔들림 없이 실천되기를 바랍니다.

고 김성철 일교를 비롯한 군 사망 피해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홍의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읽고 있던 그 편지‥알고 보니

xjoJmc

영화관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시민이 건넨 편지를 읽는 모습('25.8.17)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463405?sid=102


홍의표 기자

목록 스크랩 (0)
댓글 1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비 브라운X더쿠💗 더 빛나는 글로우로 돌아온 레전드 립밤! NEW 엑스트라 립 틴티드 밤 체험 이벤트 375 00:05 2,48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90,99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945,79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32,18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75,99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4,8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8,4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4 20.09.29 7,378,17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3,9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4,97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73,47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97412 기사/뉴스 "E컵 처음 본다" 이이경 메시지 사라졌다…폭로자 DM대화서 '전송 취소' 의혹 15 01:27 1,304
397411 기사/뉴스 “요즘 5만원 내면 욕먹죠…” 축의금 평균 처음 10만원 넘었다 62 00:31 1,708
397410 기사/뉴스 전동 킥보드에 어린 딸을 보호하려다 크게 다친 30대 여성이 의식을 되찾았으나 현재 기억 상실 상태 14 00:04 2,500
397409 기사/뉴스 "책갈피에 달러 숨기면 된다 알려준셈"...이대통령 질타받은 이학재 반박 38 12.14 3,335
397408 기사/뉴스 "50억은 어림도 없네"…한국서 통장에 얼마 있어야 찐부자? 3 12.14 1,616
397407 기사/뉴스 쌍둥이 아빠 목숨 뺏은 만취 운전자 "우리도 힘들다"...누리꾼 '분노' 16 12.14 1,418
397406 기사/뉴스 "총격범에 달려들어 총 빼앗았다"...영웅이 막은 호주 총기난사 참사 8 12.14 2,420
397405 기사/뉴스 ‘제2의 이학재 될까’…업무보고 생중계에 공포감 떠는 공직사회 609 12.14 33,360
397404 기사/뉴스 양육비 안 준 부모 237명⋯출국금지·명단공개 등 제재 3 12.14 1,036
397403 기사/뉴스 ‘일자리 밖 2030’ 160만 명 육박…30대 큰 폭 증가 9 12.14 1,249
397402 기사/뉴스 "페트병 라벨 애써 떼 버렸는데"…백지화 검토하는 이유 13 12.14 4,665
397401 기사/뉴스 '빌라 포비아'에 아파트 쏠림 역대 최고… MZ가 아파트 매매시장 큰 손 11 12.14 2,086
397400 기사/뉴스 육군사관학교 '사슴 생도'의 1시간 탈영 소동 14 12.14 4,207
397399 기사/뉴스 ‘17일 남았다’ 이제 쓰레기 못버린다?…직매립 금지 코앞, 종량제봉투값 인상 우려 커져 15 12.14 2,444
397398 기사/뉴스 호주 본다이 비치 총격 테러로 11명 사망… "유대인 겨냥" 1 12.14 2,039
397397 기사/뉴스 '성매매, 비싸서 안한다' 남친 발언 찜찜…"더러워서 안하는 게 아녔어?" 29 12.14 4,236
397396 기사/뉴스 "한 달 수돗물 40톤 써"...'구더기 덮인 아내' 방치한 부사관, 왜? 37 12.14 5,412
397395 기사/뉴스 우리나라에는 2개의 베이비 박스(영아 임시 보호함)와 1개의 라이프 가든(행복드림센터)이 있다. 2 12.14 1,264
397394 기사/뉴스 "진짜 같아"…배꼽 잃은 친구 위해 '타투' 새겨준 사연 10 12.14 3,758
397393 기사/뉴스 “침묵이 곧 메시지?”...이센스, 조용한 행보 속 신곡 작업 기대감↑ 8 12.14 1,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