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작사·작곡가가 만든 동요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창원민예총(민족예술인총연합), 경남작가회의를 비롯한 문화예술단체 등과 함께 오는 16일 오전 창원시의회 앞에서 "'친일 이원수'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반대"를 외친다고 12일 밝혔다.
창원시는 2026년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이고, 관련 예산 9억 원을 편성했다. 현재 예산안은 창원시의회 상임위와 예산결산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 여부를 남겨두고 있다.
'고향의 봄'은 이원수(911~19881) 작사, 홍난파(1897~1941) 작곡이다. 이원수는 "굳센 일본의 군인이 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시 '지원병을 보내며'를 썼던 친일문인이고, 홍난파 역시 친일 행적이 뚜렷하다.
창원시는 "작가의 친일행적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의 미화나 왜곡도 의도하거나 추진하지 않는다"라며 고향의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의창동민화합추진위원회와 의창문화인클럽 등 단체는 지난 8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가의 친일 행위를 미화하거나 선양할 의도가 없다"라며 "이 사업이 우리 국내외 동포들이 사랑하는 소중한 문화자산을 활용해 창원시의 문화도시 위상을 높이는 일임을 확신한다"라며 찬성하고 나섰다.
찬성하는 측은 고향의봄이 '문화자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작가 이원수 고향의봄 창작100주년 기념사업반대 시민대책위'가 지난 8일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오는 16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친일 이원수'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반대"를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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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작가 이원수 고향의봄 창작100주년 기념사업반대 시민대책위'는 고향의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
| ⓒ 윤성효 |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창원시가 추진 중인 '고향의 봄 100주년 기념사업'이 작가 이원수의 친일 행적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가 깊은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창원시에서 발표한 입장문에는 정작 작가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고, 사업 예산도 시민 세금 9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라며 "작품과 작가를 분리한다는 주장도 시대적 맥락과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궤변일 뿐이다. 친일 행적이 명확히 기록된 인물을 '기념'하는 것은 결국 반민족행위의 미화에 가깝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의식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여러 시민사회가 함께 친일작가 '이원수'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라며 "시민의 세금이 부당하게 쓰이지 않도록, 그리고 창원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의회는 오는 19일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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