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떨어지지 말라고 설치하는 것이 동바리(지지대)인데 공사하고 나서 동바리를 설치할 예정이었다는게 말이 됩니까?"
4명이 매몰된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 이틀째인 12일 매몰자 고성환(70)씨의 동생 고대성씨가 분통을 터트렸다. 고씨를 포함해 2명의 매몰자는 전날부터 이어진 밤샘 구조 작업에도 아직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동생 대성씨에 따르면 철근 작업 35년 차인 형은 "공사 현장이 너무 위험하다"고 자주 토로했다. 그는 "이 현장이 안전 사고가 한번 터져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됐는데 형님께선 공사를 너무 서두르려고만 한다는 취지로 자주 말씀하셨다"며 "사고 현장을 둘러보니 터질 게 터졌구나 싶다"고 했다. 시공사 측은 공사 과정에서 필요한 동바리를 다음 주에나 설치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대성씨도 형과 같은 철근 작업자로 30년 넘게 일하고 있다. 그는 "30여 년째 철근 작업을 했지만 이렇게 허술한 현장은 처음"이라며 "공사를 먼저 진행하고 시스템 동바리를 나중에 설치하는 현장이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 입구만 보더라도 안전 통로(추락위험 요소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안전시설물)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며 "이곳은 사람을 잡기 위해 설치된 덫이나 다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소방본부등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미구조된 매몰 노동자 2명이 지하 2층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현장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크레인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절단면이 매끄럽게 잘린 부분에 대한 용접 부실 의혹도 이어졌다. 대성씨와 함께 현장을 찾은 동생 고성석씨는 "용접이 부실하니 기둥과 보가 전체적으로 쓰러진 것 아니냐"며 "부실 시공이자 안전 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해당 부위는 볼트로 접합했다"며 "볼트가 철판과 함께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매끄럽게 보인 것일 뿐 볼트 체결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https://naver.me/GplpE6B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