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자사의 인공지능(AI) 반도체칩이 어느 국가에서 가동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위치 확인기술을 개발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우회하는 밀수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이 기능은 그래픽 처리 장치(GPU)의 기밀 컴퓨팅 기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기술은 GPU가 서버와 통신할 때 발생하는 시간 지연(latency)을 분석해 칩의 물리적 위치 정보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이 기능을 최신 칩인 ‘블랙웰’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며, ‘호퍼’ 등 이전 세대 제품으로 확대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향후 고객이 직접 설치를 선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와 의회의 강력한 수출 규제 압박에 부응하는 성격이 짙다. 미 의회는 지난 5월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밀반출을 막기 위해 칩 내 위치 추적 기술 탑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 법무부는 지난 8일 수출 통제망을 뚫고 1억 6000만 달러(약 2355억 원) 상당의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밀수 조직을 적발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신기술 도입은 이 같은 불법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미 정부의 요구와 궤를 같이한다.
엔비디아 측은 성명을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전체 AI GPU 장비의 상태와 재고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고객 설치용 소프트웨어를 도입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통제 강화에 반발하며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칩 사용 제한 지침을 내리는 등 맞서고 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엔비디아 칩의 보안 문제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엔비디아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백도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제품의 보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위치 확인 기술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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