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입사 넉달 만에 피해망상, 끝내 아내와 삶을 등졌다…회계법인 무슨일이? [세상&]
7,076 33
2025.12.11 08:12
7,076 33

중요 프로젝트 투입…타지서 홀로 생활
새벽에 업무지시…기한은 다음 날 아침
피해망상 증세 겪다가 배우자와 함께 극단선택
근로복지공단, 유족급여 지급 거절 “인과관계 인정 X”
회계법인 “업무상 스트레스 심하지 않았다”
법원 “업무상 재해 맞다”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이른바 ‘빅4 회계법인’으로 분류되는 대형 회계법인에 입사한 지 4개월 만에 배우자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경력직 시니어 컨설턴트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회계법인 측에선 “업무상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3부(부장 최수진)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를 지급해달라”는 취지로 낸 소송에서 A씨 측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A씨가 중요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과로에 시달리다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게 맞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6월께 해당 회계법인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대학교·대학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뒤 건설, 토목 등 분야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한 경력을 인정받았다. 회계법인은 A씨를 리스크 자문본부 안전 분야 컨설팅 부문에서 시니어 컨설턴트 직급으로 채용했다.

 

입사 2주 만에 A씨는 중요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사전 조사 등 업무를 수행하다 약 2개월 뒤엔 사업장 근처 호텔에 투숙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장기간 타지 생활을 해야 했다.

 

A씨의 업무는 기업의 경영체계를 평가하며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었다. A씨의 전문 분야인 안전·토목 뿐 아니라 넓은 분야에 걸쳐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주변인들에게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이 안전 관련 업무가 아니다”라며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내 앞을 모르겠다”며 “정신이 없어서 생각하는 걸 포기했다, 내가 뭘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야근도 잦았다. A씨의 상사들은 밤 늦은 시각 또는 새벽 시간에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업무 완성 기한을 다음날 아침로 지정하면서 A씨는 새벽에도 일해야 했다. A씨가 배우자와 통화한 내역, 카카오톡 메시지 등에 따르면 오전 8시 전에 출근해 밤 10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경우가 잦았다.

 

급기야 A씨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피해망상 증세를 겪게 됐다. 사망하기 10일 전, A씨는 배우자와 여동생에게 “집 안에 감시용 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해보라”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이어 배우자에게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였다.

 

사망 하루 전엔 피해망상 증세가 더 심해졌다. A씨는 상급자와 전화하면서 “(리스크 관리 관련 재난) 시나리오를 작성하면 실제로 일어난다”며 “죽기 싫다. 지금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 날, A씨는 배우자와 함께 자택에서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A씨의 자녀들과 부친은 지난 2023년 4월께 “A씨의 죽음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 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거절당했다. 업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A씨 측은 “유족급여 거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해당 회계법인도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회계법인 측에선 “A씨가 수행한 업무의 최종적인 책임과 부담은 상급자들에게 있었다”며 “A씨의 업무상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된 실무 담당자 3명 중 A씨의 직급이 가장 높았다”며 “결과물의 책임은 파트너 직급의 상급자가 진다고 하더라도 실제 관련 문서를 생산하고 분석 및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에게 가해지는 업무 부담이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해당 회계법인에 입사한 후 2개월 만에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돼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도 ‘당시 A씨가 과도한 업무 부담을 느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는 소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장기간 타지 생활을 하며 배우자와 자주 통화하며 가족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표현했다”며 “업무 스트레스가 높은 근무환경 속에서 가족들과 떨어진 채 지지와 유대감을 느끼게 어렵게 된 것도 지속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살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망상 증세를 보인 시점이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며 “업무 외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생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570325?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 예매권 이벤트 380 12.11 11,81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72,12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913,56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13,59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51,07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2,42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8,4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3 20.09.29 7,376,8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1,18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3,87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66,80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28582 이슈 전남친 자취방 초대 안 하길 잘했음 아무리 생각해도 08:01 308
2928581 이슈 응팔 10주년 예능 예고편에서 10년전하고 똑같이 꾸미고 나온 박보검 (디테일에 놀람 ㄷㄷ) 1 08:00 273
2928580 유머 드라마 대본리딩을 하러 갔는데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는 62세 배우 6 07:58 1,053
2928579 기사/뉴스 재등장 '이이경 루머' 폭로자… "민망하지만 어쩔 수 없네"[MD이슈] 1 07:55 673
2928578 기사/뉴스 넷플릭스에 받은 160억으로 코인 투자한 美감독, 결국 유죄 07:55 483
2928577 기사/뉴스 한국인 대학생, 일본에서 70대 여성 속이려다…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현행범 체포 3 07:55 234
2928576 이슈 <슈퍼걸> 1차 예고편 07:54 153
2928575 기사/뉴스 [단독] 강호동, '무릎팍도사' 이후 12년만에 토크쇼 MC 된다 '기대' 12 07:47 1,743
2928574 이슈 13년 전 오늘 발매♬ NEWS 'WORLD QUEST/ポコポンペコーリャ' 07:46 28
2928573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2 07:44 143
2928572 정보 LED조명과 스마트폰 앱을 통해 귀 안을 확인하면서 셀프로 귀 청소 할 수 있는 내시경 귀이개 7 07:43 1,001
2928571 이슈 2025년 행정고시(5급 공채) 대학별 합격자 현황 9 07:39 2,187
2928570 기사/뉴스 [단독] '대세남녀' 제니·덱스의 만남… '마니또클럽' 출연 12 07:38 1,801
2928569 이슈 2026년 1월 공개예정인 넷플릭스 애니 초(超) 가구야 공주! 4 07:32 929
2928568 이슈 케이트 윈슬렛 22살 아들 조 알피와 시사회 레드카펫 장식함 12 07:32 2,721
2928567 기사/뉴스 '60세 미혼' 이금희 "외로움 DNA 없다"....혼자도 불안 無 "남자 외모만 본다" 11 07:31 1,640
2928566 유머 응팔 10주년 예능) 개딸들이 돌아왔다!!!!!!!!ㅋㅋㅋㅋㅋ 7 07:22 2,562
2928565 이슈 6년 전 오늘 발매된_ "시간이 필요해 (The Time I Need)" 3 07:20 221
2928564 기사/뉴스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600만 돌파’…개관 이래 처음 5 07:17 1,105
2928563 이슈 박보검을 실제로 처음 본 한가인 왈 "내 취향이 아닌데 취향을 뛰어넘더라니까!" 12 07:11 4,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