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향신문 취재 결과 A군 외에도 박준현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복수의 학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준현의 1년 후배로서 북일고에서 함께 야구를 했던 B군(18)은 지난 5월 학폭위가 열렸을 당시 “준현이 형의 욕설과 왕따로 인해 운동이 힘들어져서 야구부 활동을 한 달 쉬었고, 왕따가 심해져서 야구부를 그만두게 되었다”라며 “준현이 형 때문에 꿈을 포기해서 아직도 많이 힘들다.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라고 진술했다. B군은 지난해 5월 야구를 그만두고 야구부가 없는 고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B군의 진술 내용은 B군이 학폭위 제소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심의 대상에서 배제됐다.

학교 측이 A군이 박준현의 학교폭력을 신고했을 당시 ‘가해자 감싸기’에 나섰던 사실도 확인됐다. A군은 박준현의 언어폭력과 따돌림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장애를 겪었고, 학교 측에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교육지원청에 문의한 결과 두 학생을 야구부에서 분리하는 게 어렵다”라는 이유로 “A군이 불편하다면 훈련에서 빠질 수 있도록 하라”라며 A군을 야구부에서 사실상 배제했다. A군은 이후 정상적인 훈련이 불가능해졌고 야구부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당시 야구부의 일부 학부모는 A군 측에 “박준현이 없으면 북일고 야구부가 이번 시즌을 하기 어렵다”라며 “야구부 3학년 전체의 생명이 달려 있지 않으냐”라며 박준현에 대한 선처를 요구했다.
키움 구단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키움 관계자는 “선수가 고등학교 때 있었던 일이라 구단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어렵다”라며 “행심위 재결문이 선수 측에 전달이 됐을 테니 선수 측의 입장을 들어본 뒤 구단의 방침을 정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