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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손님 들어와도 쳐다도 안본다…5조 올리브영 ‘영업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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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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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25/0003488752?ntype=RANKING&sid=001

 

" 반갑습니다. 오늘도 올리브영입니다. "
 
서울 시내 올리브영 매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올리브영 매장 모습. 연합뉴스
9월 29일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을 찾은 류모(20)씨는 "중국에 있는 친구들 몫까지 화장품을 구매했다"며 "틱톡(글로벌 동영상 플랫폼)과 샤오홍슈(중국 대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한국 화장품 정보를 얻
9월 29일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을 찾은 류모(20)씨는 "중국에 있는 친구들 몫까지 화장품을 구매했다"며 "틱톡(글로벌 동영상 플랫폼)과 샤오홍슈(중국 대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한국 화장품 정보를 얻는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의 마스크팩 매대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노유림 기자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의 마스크팩 매대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 올리브영 상암MBC점. 매장 문을 열자 재고를 정리하던 직원이 인사를 건넸지만 시선은 여전히 상품 진열대에 있었다. 핸드크림을 발라보고 샴푸 코너에서 몇 가지 제품을 비교해 보는 15분 동안 다가와 말을 거는 이는 없었다. 쇼핑을 마치고 계산대에서 받은 질문은 딱 두개. “적립하시나요?”와 “쇼핑백 필요하신가요?”

‘말 걸지 않는’ 이 희한한(?) 응대 방식은 전국 어느 올리브영 매장을 가든 똑같다. 30분, 1시간을 머물러도 직원이 손님에게 다가와 물건을 권하거나 오래 구경한다고 눈치 주는 법이 없다. 고객이 부담없이 견본품을 체험해 보고 구경하도록 내버려 두는, 일명 ‘올리브영 하프(half) 응대’다.

하프 응대의 원칙은 고객이 부르기 전까지는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 이런 의도된 무관심 전략은 10대 청소년은 물론 40대 중년 남성층도 올리브영으로 끌어들였다.

올리브영은 창사 초기인 2000년대 초부터 하프 응대법을 도입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스킨푸드·미샤·네이처리퍼블릭 등 뷰티 로드숍이 점원이 매장 밖으로 나와 샘플을 나눠주며 적극적으로 고객을 붙잡았다면, 올리브영은 반대로 ‘말 걸지 않는 매장’을 표방한 것이다.

덕분에 고객은 원하는 제품을 마음껏 발라보고 뿌려보며 비교할 수 있다. 이른바 ‘발견형 쇼핑(discovery shopping)’이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과의 인터뷰에서 “발견형 쇼핑은 큰 인기를 끌었고, 우리 고객들은 올리브영을 ‘뷰티 놀이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위기에서 시작한 올리브영 전략
 
"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주려고 합니다. 올리브영에서는 철수하겠습니다. "


2010년.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의 통보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아이오페, 라네즈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뷰티 브랜드의 제품이 다수 입점해 있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업계 2위였던 LG생활건강도 올리브영 취급 상품수(SKU)를 줄이며 아모레퍼시픽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상품이 빠지면 유통은 설 자리가 없다. 올리브영 내부에서 매일 대책회의가 열렸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금처럼 K뷰티 브랜드가 많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다양한 안을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올리브영이 띄운 승부수는 해외 뷰티 브랜드 직소싱(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현지 브랜드 제품을 직접 들여오는 방식)이었다. 2011년부터 기능성 피부과학 화장품(더모코스메틱)을 대대적으로 들였고, 버츠비 등 해외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동시에 국내에서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했던 중소 뷰티 브랜드를 적극 발굴했다. 대표적인 게 메디힐이다. 메디힐은 올리브영에 첫 입점한 2009년부터 14년 연속 올리브영 마스크팩 부문 누적 판매 1위를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메디힐 마스크팩의 누적 판매량은 31억 장에 달한다.

매장 진열 방식도 바꿨다. 먹는 화장품인 ‘이너뷰티’, 색조 메이크업, 스킨케어 등 지금은 일반화한 카테고리 기준 진열 방식을 전폭 도입했다. 그동안 드럭스토어나 화장품 판매점에서는 대기업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가장 앞에 두고, 중소기업 제품은 구석에 두는 식이었지만 올리브영은 최신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했다.

매장에 상품을 공급하는 상품 담당자(MD)는 하프 응대와 함께 올리브영을 키운 또 다른 축이다. 올리브영은 대기업 뷰티 브랜드가 빠져나간 걸 계기로, MD의 역할을 획기적으로 키웠다. 대기업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신생·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상품군을 차별화하는 ‘피봇팅’도 MD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클렌징 전문 뷰티 브랜드 ‘아렌시아’의 성장을 일군 것도 입사 4년 차의 올리브영 젊은 MD다. 아렌시아는 올리브영 입점 후 주력 제품 ‘떡솝 클렌저’를 필두로 팩폼 클렌저 제품군 전체의 매출을 이끌었다. 과장도, 부장도 아닌 대리급 MD가 브랜드와 제품군 전체의 유행을 만든 셈이다. 그가 주목했던 특징은 뭐였을까.

올리브영은 한국의 주요 관광지로도 부상했다. 특히 올리브영 명동타운점과 제주함덕점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상권에선 맞춤 응대 매뉴얼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직원들은 샤오홍슈, 틱톡 등 국가별로 많이 쓰는 SNS(소셜미디어)를 모니터링하고, 주요국 명절 인사나 문화적 대응법을 숙지한다.

그리고 내년 5월, 올리브영은 또 한 번 도전에 나선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1호 매장을 열고 미국 뷰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다. 35개국 2700여 개, 미국에만 430개 매장을 둔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의 홈그라운드에서 올리브영은 어떻게 미국 본토 고객을 공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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