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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세운4구역 설계 수의계약’ 희림 “시간 아끼려고”… 법 절차 생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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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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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6/0000052786?sid=001

 

한호 등 주민대표자회의 “희림과 계약 변경하라”고 SH에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서울시·SH 해명 또 엉터리

2017년 국제지명현상 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네덜란드 업체 ‘케이캅’(KCAP)의 디자인 조감도(왼쪽)와 2024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하청을 받은 외국 업체가 새로 제작한 조감도(오른쪽).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7년 국제지명현상 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네덜란드 업체 ‘케이캅’(KCAP)의 디자인 조감도(왼쪽)와 2024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하청을 받은 외국 업체가 새로 제작한 조감도(오른쪽).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적률을 660%에서 1094%로 올리면서, 설계가 완전히 바뀌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가 참여한 합동설계단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발계획 변경으로 38층(145m)짜리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된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520억원대 설계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배경에 ‘사업을 빨리 진행하라’는 한호건설 등 토지주들의 재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희림 쪽도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 규정대로 설계 공모를 하지 않은 건 ‘시간을 아끼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그렇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12월9일 한겨레21 취재 결과, 한호그룹이 포함된 주민대표자회의는 2023년 6월5일 SH에 “최대한 빠른 기한 내 재정비 촉진 계획 변경을 통한 설계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특단 대책 강구”한다며 “설계단(희림 컨소시엄)과의 설계 계약 변경 및 서울시 제안”을 요청했다. 민간 토지주가 소유한 세운4구역 땅 가운데 30%를 소유한 한호그룹이 포함된 주민대표자회의가 2023년 6월 ‘희림’을 특정해 설계 계약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희림은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사로, 윤석열 정부 시절 각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회사다. SH는 이후 2024년 2월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 설계 공모(2017년)에서 1등으로 당선된 네덜란드 업체인 ‘케이캅'(KCAP)과의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희림 등과 계획설계를 포함한 모든 단계의 설계 용역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규정 무시



희림 쪽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희림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주민대표자회의에서 디자인이나 규모 변경을 요구하며 케이캅과의 계약을 그만하라고 해서 SH가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희림이 계획설계·중간설계·실시설계 등을 모두 수의계약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세운4구역 설계 규모가 바뀌면서 다시 설계 공모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SH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용적률 상향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최대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원래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상 해야 했던 설계 공모를 건너뛰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세운4구역 재개발은 첫 추진 단계였던 2004년 ‘국제지명현상설계’라는 공모를 통해 미국의 건축가 프레드 코에터와 무영건축 등의 컨소시엄이 1등으로 당선됐다. 이때 희림은 2등을 했다. SH는 이후 1등 업체인 코에터&무영건축 등 컨소시엄과 계획설계, 희림 등과 중간·실시설계 수의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2016년 7월 문화재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최고 높이를 122.3m에서 71.9m로 낮추면서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 설계를 다시하기로 결정했고, 2017년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 설계 공모를 한 뒤 여기서 1등을 한 케이캅이 코에터&무영건축 등 컨소시엄이 맡기로 했던 계획설계를 맡고, 희림 등이 이번에도 중간·실시설계를 맡기로 했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서울시는 2023년 10월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발표하며 최고 71.9m였던 빌딩 높이를 다시 145m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때도 2017년처럼 기존 설계를 폐기하고 새로 설계하려면 설계 공모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데 SH는 이런 절차를 밟지 않고 케이캅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뒤 중간·실시설계만 맡았던 희림과 계획설계를 포함한 모든 단계의 설계 용역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이다. 설계 금액도 기존의 353억원에서 520억원 규모로 늘렸다.

서울시와 SH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한겨레21의 보도(제1592호 참조)에 대한 해명자료를 12월8일 내어 희림 등의 수의계약이 “2004년 ‘국제지명현상설계’ 공모에서 2등으로 당선된 희림이 1등 업체(코에터&무영건축 등 컨소시엄)의 계약 포기로 ‘총괄설계책임자’ 권한을 승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SH는 또한 “2017년 계획설계 변경을 목적으로 실시한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 설계 공모에서 1등을 한 케이캅은 디자인을 변경하는 계획설계 용역만 단건으로 계약 체결 후 2018년 4월까지 ‘디자인 변경 계획설계’를 완료하고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기사 내용처럼 ‘2024년 2월 계획설계를 맡았던 케이캅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겨레21 취재 결과 서울시와 SH의 이런 해명과 달리 희림 등이 수의계약을 따낸 배경에 한호그룹 등 주민대표자회의의 요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케이캅은 2023년 말 SH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일부 설계 비용을 SH로부터 정산받은 뒤 2024년 2월 초 “앞으로 계획설계 변경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SH에 보냈지만, SH는 이 공문에 답하지 않고 며칠 뒤인 2024년 2월26일 희림 등에 계획설계를 맡긴 사실 역시 한겨레21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 역시 “케이캅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적 없다”는 서울시·SH 해명과 어긋난다.

 

케이캅과 계약 해지하고 계약 유지한 것처럼 허위 적시



더욱 의아한 점은 2024년 2월 최종적으로 케이캅과 계약을 해지한 서울시와 SH가 2024년 7월까지도 내부 및 시의회 보고 문건들에 ‘계획설계-케이캅 등, 중간·실시설계- 희림 등’ 등을 적시한 문건을 작성해왔다는 점이다. 한겨레21이 확인한 SH 문건들을 보면, 케이캅과의 계약이 종료되고도 6개월가량 공문서에 이런 허위 적시가 계속됐다. 이에 대해 한 건축가는 “건축법에 규정된 규정을 어기고 수백억대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을 가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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