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어머니가..."라며 김용현 변호인단 어르고 달랜 지귀연 [12.3 내란 형사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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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 "재판부 폄하" - 김용현 변호인 "유도심문" 충돌, 법정소란... 재판장 "기본적 예의 지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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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21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변호인들과 함께 내란중요임무종사자 혐의 등에 관한 재판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하상 변호사, 김용현 전 장관, 유승수 변호사, 김지미 변호사. |
| ⓒ 서울중앙지방법원 |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재판에서 또 법정 소란이 벌어졌다.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들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내란특검에 "법정 소란이다", "감치해야 한다"라고 거세게 항의했고, 지귀연 재판장이 어머니 얘기를 꺼내 이들을 어르고 달랜 뒤에야 재판 절차가 다시 진행됐다.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김용현(전 장관)·노상원(전 국군정보사령관)·김용군(전 정보사 대령)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30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증인은 내란의 밤 당시 국군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서 대통령 윤석열씨 발언을 직접 들었던 장교 A씨였다. 그는 지난 8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군사재판 증인으로 나와 윤석열씨가 김용현 장관에게 "그걸 핑계라고 대요? 그러게 사전에 잡으라고 했잖아요", "두 번 세 번 다시 걸면 된다"며 언성을 높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내란특검 서성광 검사가 윤석열씨 발언과 관련해 A씨에게 "무엇을 다시 걸면 된다는 것이었느냐"라고 묻자, 김 전 장관 변호인들은 유도신문이라고 반발했다. 지귀연 재판장은 "요즘 좀 조용히 넘어가다니 간만에 다시..."라면서 "일단 들어보시라. 무리 없는 질문이다. 반대신문 때 공격하시면 된다"고 달랬다. 이후에도 변호인들은 "유도심문"라고 주장하며 서 검사의 증인신문에 계속 끼어들었다.
서 검사는 신문을 끝내고 작심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변호인들이 재판장의 소송 지휘를 따르지 않고 증인신문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고 밝힌 뒤 말을 이었다.
"증거 법칙을 운운하면서 직업 법관인 재판부에 대해서 사실상 폄하하는 듯한 의견을 많이 밝히고 있다. 증인을 특검이 유도하면 그대로 따르는, 정상적인 일반인의 수준보다 낮은 증인으로 상정을 하고, 증인의 증언 능력까지도 폄하하는 의견을 반복하고 있다."
변호인들 반발 속에서 말을 이어가던 서 검사는 "지금도 변호인이 저기 뒤에서 구시렁구시렁 이러듯이 말씀하는 거에 반박을 못하겠다"라고 말하자, 변호인들이 폭발했다. 변호인들이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언성을 높이며 항의하자, 서 검사 역시 큰 소리로 "변호인들이 증인신문에 끼어드는 것이 소송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맞받았다.
김 전 장관 쪽 김지미 변호사는 "저희가 언제 폄하를 했나? 저희가 언제 재판장님을 폄하하고 증인을 폄하했나? 구체적인 증거를 대십시오. 저희가 언제 폄하를 했나? 폄하라는 말 뜻을 제대로 아느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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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재판이 진행됐다. 사진은 지귀연 부장판사. |
| ⓒ 서울중앙지법 |
지귀연 재판장이 "말씀 들었다. 이제 (변호인 측) 반대신문을 들을까요?"라고 넘어가려 했지만, 유승수 변호사는 발언권을 요청했다. 그는 "재판부가 소송 지휘를 해야 된다는 식으로 검사가 재판부를 향해서 윽박지르듯이 이야기한 것은 법정 소란에 해당한다"면서 "변호인들이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면 그걸 꼬투리로 삼아서 다른 법정에 가서 또 이상한 소리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영일 변호사는 "(검사의) 소란 행위에 감치처분을 해달라"라고 거들었다.
결국 지귀연 재판장이 이들을 어르고 달랬다.
"한 말씀만 드리겠다. 유승수·김지미 변호사님 말씀이 옳고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재판부에서 보기에 가장 기본적인 것 딱 한 가지, 남이 말할 때 개입을 하니까 그 안에 있는 좋은 얘기의 정당성이 너무 떨어진다. 저도 뭘 잘못하면 집에서 어머니가 복잡한 얘기 안 한다. '너 방 깨끗하게 치웠니?'(라고 한다.) 그러니까 기본적인 예절이나 예의만 좀 지켜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적어도 지금 (변호사들이) 말씀하실 때 서성광 검사님은 말을 끊지는 않았다."
지 재판장은 "진행을 잘 못해서 노여워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항상 드리고, 기본적인 거 하나만 지켜주면 조금 더 변호사들이 하는 말씀이 더 울림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후 변호인들의 태도는 다소 누그러졌다. 다만 유 변호사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은 변호인에 대한 직접적인 모욕행위를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서 검사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 재판이 중계되는 상황에서 변호인들 망신 주고 격하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들은 항의를 마쳤고, 이하상 변호사가 반대신문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