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이라고 밝힌 A씨는 "얼마 전 어머니가 10년간의 투병 끝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운을 뗐다.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던 A씨는 어머니의 발병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했다고 한다. 부모님이 함께 지내고 계셨지만 아버지가 간병을 포기한 채 집을 나갔기 때문이다.
A씨는 "아픈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어서 제 커리어를 모두 내려놓기로 한 거다. 그때부터 10년간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식사와 빨래, 청소는 물론이고 병원 입퇴원까지 모든 병간호를 도맡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틈틈이 강연하면서 생활비를 벌었지만 턱없이 부족하더라.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연금과 모아두신 돈을 보태서 생활했다"며 "어머니께서는 그런 저에게 미안하셨나 보다. 돌아가시기 1년 전에 함께 살던 아파트를 저에게 증여해 주셨다"고 했다.
그런데 장례를 치르자마자 10년간 연락 한 통 없던 아버지가 찾아와 A씨에게 상속재산을 나누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어머니 명의의 예금은 이미 치료비로 다 썼고 아파트는 저에게 증여하셨기 때문에 남은 건 어머니가 계약자인 종신보험 한 건뿐"이라고 했다.
이에 아버지는 A씨를 상대로 증여무효 소송, 상속재산분할 소송, 유류분 청구 소송 등 3건의 소송을 제기했고, 심지어 A씨와 어머니가 10년간 쓴 생활비까지 모두 유류분에 포함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렸다고 한다.
A씨는 "저는 그저 딸로서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의 세월이 억울하지도 않다"면서도 "다만 아픈 어머니가 외면하고 집을 나갔던 아버지가 이제 와서 딸인 저를 상대로 소송까지 벌이시는 이 상황이 믿기 힘들고, 아버지한테 섭섭하기만 하다. 제가 이 소송에서 이길 수 있느냐"라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류현주 변호사는 "어머니께서 암투병을 장기간 하신 것은 사실이지만, 증여 당시 의사능력에 문제가 없었다면 아파트 증여가 무효로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머니와의 공동생활을 위해 쓴 돈이지, 딸에게 상속을 미리 준 건 아니기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사용한 10년 치 생활비는 유류분에 포함될 수 없다"며 "10년간 사연자가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생활비, 간병, 병원비 등으로 지출한 돈은 A씨에게 경제적 이익이 생긴 것이 아니므로, 특별수익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했다.
상속재산분할소송과는 별개로 A씨와 아버지가 보험금을 법정상속분에 따라 각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변호사는 "A씨가 그동안 해외에서 쌓아온 커리어를 포기하고, 어머니를 10년 이상 간병하며 모신 사정은 충분히 기여분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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