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상정 법안 전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첫 주자로 나선 나경원 의원의 발언을 듣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의제와 관련 없는 이야기라며 마이크를 꺼버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석 앞까지 몰려나와 항의했고, 민주당도 이에 맞대응하면서 아수라장이 된 것. 우 의장은 나 의원을 향해 “안 좋은 역사는 나 의원이 만드신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충돌은 나 의원 등장부터 시작됐다. 나 의원은 본회의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를 위해 단상에 올랐다. 하지만 나 의원은 통상 의원들이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하는 목례를 하지 않았다. 우 의장이 “인사 안 하느냐”고 묻자 나 의원은 필리버스터 자료 등을 보면서 “조금 이따가 말하겠다”고만 했다. 우 의장은 “인사하라는 법은 없다. 인사 안하는 건 자유인데 인사 안하고 올라오는 사람의 인격에 관한 문제이고 국회의장에게 인사하는 건 국민에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나 의원 인격을 우리 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나 의원은 무제한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나눠갖는 관행을 무시하고 입법관행을 무시했다” “의회 독재를 강행하기 시작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우 의장은 나 의원의 발언을 수차례 끊은 뒤 “국회법 102조에 의제 외에 발언 금지. 의제와 관련 없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은 해서는 아니된다고 돼 있다”며 “의제 안에서 발언해달라”고 했다. 이어 “5분 더 드릴테니까 5분 후에는 의제로 돌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나 의원의 무제한 토론을 5분여간 더 들어본 우 의장은 “계속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발언권을 줄 수 없다”며 마이크를 꺼버렸다.
우 의장은 “이거는 의사진행을 방해하려고 나온 것”이라며 “제가 아주 의회주의자라서 본회의 안에서 마이크를 끈다거나 이런 일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올라오면서부터 아예 의장에 대해서 무시하는 태도였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올라왔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가맹사업법 의제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면 마이크를 켜드리고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건 곤란하다. 국회법에 그렇게 돼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안 좋은 역사는 지금 나 의원께서 만드시는 것”이라며 “국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없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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