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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퍼스널리티] RM이라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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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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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dHZo

 

RM(알엠)은 오랫동안 방탄소년단의 '입' 역할을 해왔다. 그룹이 세계적 성공을 거두는 동안 인터뷰, 연설 등 공식석상에서 팀의 방향성과 메시지를 정리해 말로 뱉는 일은 대부분 그의 몫이었다.  데뷔 초부터 RM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지해지고 싶지 않아 뉴스 시사, 사회면을 꾸준히 확인한다"고 말하던 이였고, 이는 이후 방탄소년단이 외부에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하는지 결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팀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질수록 모든 사안에 한 명이 나서서 설명하는 방식은 점차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멤버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각자의 선택과 생활 방식이 분리되면서 팀을 대표해 RM이 모든 이슈를 정리해 말하는 구조가 더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RM은 팬덤이 혼란을 겪을 때마다 가장 먼저 등장해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해왔고, 이는 그에게 자연스럽게 '대변자'라는 책임을 반복적으로 떠안게 만들었다.

리더이기 때문에. 누군가 안겨준 이 전제를 짊어지고 비틀즈와 비교될 만큼 큰 팀을 책임지며 12년을 버틴 RM의 어깨엔 과연 어느 정도의 무게가 실려 있을까.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가 최근 팬 소통 플랫폼 라이브 방송에서 "더 이상 팀을 대표할 수 없다. 2017~2018년까지는 제가 (리더 역할을)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한 건 의미심장하다.

RM은 이 라이브 방송에서 분명 지쳐보였다. "팀을 해체하거나 중단하는 게 나을까 그런 생각을 몇 만 번 해왔다"거나 "많은 분들이 '왜 2025년 하반기를 그냥 날렸냐', '왜 아무것도 안 했냐'고 하시는데 저희도 날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많은 시간 기다리게 해드려서 정말 송구하다. 핑계를 댈 수밖에 없어서 죄송하다"고 사과도 했다.팀의 정식 작업물이 2023년이 마지막이었던 만큼 새 노래에 대한 팬들의 목마름은 컸다. 지난 6월 슈가를 끝으로 멤버 모두가 전역한 직후인 7월에 내년 봄 컴백을 일찌감치 공식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반년 전부터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작업은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었다. 멤버들은 미국에 송캠프를 꾸리고 녹음과 프로듀싱에 속도를 내며 완전체 활동을 위한 준비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 공백에는 음악 작업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외적인 이슈들이 불거져 나왔다. 완전체 컴백을 앞두고 기다림의 시간과 잡음이 겹치면서 팬덤 내부 분위기는 예민해졌다. 그래서 RM이 이를 의식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가 팀의 '스피커'가 된 건 말을 잘해서도 맞지만 팬과 소통을 중시해서이기도 했다. 

RM은 이 공백의 이슈에서 직접적으로 연루된 당사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스피커가 된 건 결국 리더이기 때문이었다. 무언가를 말해줄 사람을 찾는 시선이 RM에게 향한다는 사실을 자신도 알고 있다. "제가 무슨 일이 생기면 해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고 전제한 것도 이를 잘 알아서다.

이번 라이브 방송에서 RM은 리더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그 발언을 꺼낸 순간이야말로 리더로서 최선이 느껴진다. 계산적으로 얻을 것이 없고 리스크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팬이 느끼는 불안을 방치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불편한 질문을 감수한 것이다.

이 발언들이 많은 말을 낳자 RM은 "답답한 마음이 앞섰다. 미안합니다" "조금만 예쁘게 봐달라" "음악이나 만들고 안무 연습 열심히 하고 새 콘텐츠 고민이나 하고 잘 자고 그러고 살겠다"고 새로운 글을 썼다. 곁가지로 운전면허를 따고 영화를 본 일상을 유머있게 나열하기도 했다. 팬들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노력 같았다. 이 게시글에는 멤버 진이 "우리 남준이는 늘 응원해"라고 댓글을 남겼고, RM은 "아잉 김석진 최고"라고 답했다. 무거움을 가볍게 돌려놓으려는 움직임이 멤버 간에도 부드럽게 이어졌다.

어떤 리더십이 이상적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RM이 보여준 방식에는 일관된 흐름이 있다. 말해야 할 때 말하고 혼란을 방치하지 않는다. 불완전하더라도 침묵보다 책임을 택한다. 그 과정에서 피로가 쌓이고 감정이 드러나도 균형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뒤따른다. 리더십을 개인의 강단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글로벌 그룹을 견인하는 리더의 역할은 팀을 둘러싼 모든 균형을 끊임없이 조정하는 일에 가깝다.

방탄소년단의 리더는 여전히 RM이다. 다만 지금의 리더십은 처음과 같은 형태일 순 없다. 성장과 부담, 압박과 성공, 변화를 직접 겪어냈기에 가능한 방식으로 스스로 역할을 재정의를 말할 수 있던 것이다. 분명한 건 RM은 팀을 대표해 말하지 않겠다는 말을 통해 오히려 팀이 앞으로 더 오래 지속되기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465/0000014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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