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690675?sid=101
내년 계획 발표 및 2027년 이전 착수 일정 공식화로 기대감↑
지자체별 전담조직 가동 및 희망 기관 압축
호남권 공동 유치 전략 속 전남 동부권 "서부권 편중" 반발
국토부, 300여개 기관 전수조사 진행 중…보안 유지 철저
"2차 이전은 정치적 배분 아닌 거점형 구조 설계로 국가 경쟁력 높여야"2027년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내년 계획 발표, 2027년 이전 착수라는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지방에서는 "이번 정부에서는 실제 이전이 이뤄진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전담 조직 가동과 기관별 유치전략 수립에도 속도가 붙었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진주로 본사를 옮긴 한국토지주택공사. LH.
9일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등에 따르면 동남권은 '산업별 패키지 전략'으로 공공기관 유치를 노리며 관련 태스크포스(T/F)나 전담 조직을 가동 중이다. 부산은 해양·금융·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양수산과학기술원, 금융보안원 등을, 울산은 수소·탈탄소 에너지 벨트를 내세워 한국환경공단, 국립환경과학원 등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경남은 사천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항공·방산 기관 이전을, 대구는 기업금융 중심으로 신용보증기금·IBK기업은행을, 경북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포함시켜 후보군을 압축했다.
충청권의 경쟁도 뜨겁다. 1차 이전에서 제외됐던 충남은 탄소중립·기후·에너지 산업을 전면에 세워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탄소중립진흥원을 협의 대상에 올렸다. 대전은 과학기술·국방 연구개발(R&D) 허브 구축을 목표로 코레일네트웍스·지식재산연구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충북은 공항·산단 연계를 앞세워 한국공항공사, 지역난방공사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인공지능(AI)·에너지 공동 벨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남 동부권에서는 "기관이 나주·서부권에 집중된다"는 반발이 제기되면서 내분에 휩싸였다. 최근 여수 등 전남 동부권 도의원 24명은 "대형 연구시설과 전력·에너지 기관이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등 서부권 편중으로 배치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광주와 전남의 공동 혁신도시로, 2차 이전 핵심지로 거론되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계획이 수립됐고, 2014∼2017년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총 153개 기관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했으며, 이를 '1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부른다. 1차 이전은 지방세 증가 및 산업 클러스터 형성 등의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정주 인프라 부족, 공공기관 분산 배치 등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이후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에서 2차 이전 논의가 이뤄졌지만 실행 단계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정부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속도감 있는 추진'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지방은 "이번 정부에서는 이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계획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유치전 과열 차단을 위해 대상 기관·배치 권역·규모 등 핵심 정보를 전면 비공개하며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현재 수도권 공공기관 300여 곳에 대한 전수조사와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며 내년 중 최종 후보군 압축과 배치 원칙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명단은 물론 이전 대상 기관 숫자조차 유출되면 지역 갈등과 반발이 폭발할 수 있다"며 "최종 발표 전까지 보안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급 가능한 내용은 2026년 계획 발표, 2027년 이전 착수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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