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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 매체 세마포(Semafor)는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상무부와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H200은 ‘호퍼’ 아키텍처 기반의 최고 성능 제품으로, 기존에 중국 수출이 허용된 저사양 칩 ‘H20’에 비해 추론 성능은 2배, AI 훈련 연산 성능은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수출 허용 검토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장관은 엔비디아의 수익 증대뿐만 아니라, 중국이 미국 기술에 의존하게 만듦으로써 미국의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그동안 주장해온 논리와 일치한다.
황 CEO는 지난 10월 말 워싱턴DC에서 개최한 개발자 행사(GTC)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해 중국이 미국의 기술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이 AI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라는 논리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젠슨 황 CEO와 면담을 갖고 수출 통제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후 “황 CEO는 똑똑한 사람”이라며 결정 내용을 그가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이 수출을 허용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국 당국은 앞서 보안 우려를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H20 칩 사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