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한 재회 로맨스일 줄 알았는데 여기에 혐오 관계 설정과 문학 소재가 더해지며 색다를 맛을 선사한다. 유일한 걸림돌은 과거 회상신마다 등장하는 뽀샤시 필터 뿐이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새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는 두 번의 연애를 하고 헤어진 이경도(박서준)와 서지우(원지안)가 불륜 스캔들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스캔들 주인공의 아내로 재회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 지난 주말 방송된 1회와 2회에서는 재회 후 서로를 위해 다시 손을 잡게 되는 이경도와 서지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경도를 기다리며'에 대한 정보가 처음 공개됐을 당시 논란이 됐던 부분은 멜로 호흡을 보여줘야 하는 두 주인공 박서준과 원지안의 나이 차. 띠동갑에 가까운 11살 나이 차를 자랑했기 때문.
다행히 막상 화면 안에선 크게 티가 나지 않는 편이다. 박서준은 제 나이에 맞는 옷을, 원지안은 최대한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스타일링을 몸에 걸친 덕이다. 원지안의 저음 보이스 역시 긍정적인 역할을 해낸다. 중후한 분위기의 목소리로 성숙함을 더하며 격차를 줄인다.
박서준과 원지안의 케미 역시 기대 이상이다. 티격태격 대는 친구 같다가도 곧 연인 같은 면모로 설렘을 자극하고, 쉴 새 없이 오가는 티키타카 디스로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테토력 높은 지우의 거침없는 돌직구에 어쩔 줄 모르는 에겐력 가득한 경도가 완성하는 케미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여기에 성시경의 OST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몰입도를 더한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처음으로 확인할 때 성시경의 '두 사람'이 흘러나오는 데 이어, 재회 후 메인 테마곡으로 '어떤 날 어떤 마음으로'가 두 사람 뒤에 맴돌며 아련함을 선사하는 것. '어떤 날, 어떤 마음으로 마주한대도 사랑하고 있을게요 잠시 그댈 가만히 안아줄게'라는 가사가 경도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뭉클함을 안기기도 한다.
두 주인공을 빛내는 건 OST뿐만이 아니다. 대학 선배 박세영(이주영)-차우식(강기둥)-이정민(조민국) 트리오를 비롯, 지우의 든든한 버팀목 김충원 역의 최덕문과 속을 알 수 없는 상사 진한경 역의 강말금까지,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아직 베일에 싸여진 부분도 많은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모든 부분에서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준 '경도를 기다리며'이다. 유일한 아쉬움은 과거 회상 신마다 입혀지는 뽀샤시 필터. 위안 삼을 부분은 회차가 거듭됨에 따라 회상 분량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는 점. 뽀샤시 필터가 벗겨진 뒤 본격적으로 펼쳐질 박서준과 원지안의 로맨스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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