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인 강아지들 목줄에 모두 똑같이 생긴 초록색 명찰이 달려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영문으로 'ARTHEON'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서울 강동구 대단지 아파트 '고덕 아르테온' 입주민이 키우는 반려견을 구분하기 위해 만든 인식표입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 외부인하고 자기네들 아파트 사람들을 구분하겠다고 강아지 목줄을 따로 배포를 했더라고요. 딱 보면 그게 아르테온 개인지 다른 개인지 이렇게 보겠죠.]
단지 입구에 걸린 현수막입니다. 외부인은 공공보행로만 정숙보행을 하라고 돼 있고요.
전동킥보드를 타거나 인식표를 달지 않은 반려견을 데려오면 10만원을 받겠다고 돼 있습니다.
평소 출퇴근길이나 등하굣길로 아파트를 지나다녔던 인근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김종선/인근 아파트 주민 : 형사 고발한다는 말을 밥 먹듯이 하니까 지나가기가 불편하죠. 이 주변에 그런 동네는 없거든요. 상당히 범죄자 취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서 매우 안 좋습니다.]
아파트 측은 그동안 외부인 출입과 통행으로 불편을 겪었다며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지난 7월엔 외부인이 소화기를 난사해 소란이 벌어졌고, 낙엽이 쌓인 곳에서 담배를 피운 탓에 불이 날 뻔한 적도 있다는 겁니다.
아파트 측은 두달 전에도 인근 상일동역으로 통하는 공공보행로를 차단하려다 논란이 일자 중단한 바 있습니다.
강동구청은 민원을 접수하고 갈등이 더 커지지 않도록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행정지도 수준이라 강제력은 없습니다.
송혜수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467832?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