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불발, 회생계획 제출 연장, 경영정상화 '안갯속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생수 '삼다수'의 홈플러스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SPC삼립도 호빵 등 일부 빵류 공급도 중단되면서 주요 협력사들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협력업체들이 잇달아 홈플러스에 발주 축소와 납품 중단을 통보하면서 공급망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9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정산 일정이 흔들린 사례가 반복되자 협력사들의 불안 심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스크림류는 재고 소진 기간이 길고 겨울철 비수기인 영향으로 홈플러스가 최근 발주 물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와 일부 유제품만 공급하고 있으며 치즈류는 일부 품목 중심으로 물량을 축소해 납품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일부 제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적자점포 폐점 검토…경영 정상화 '안갯속'
문제는 상황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홈플러스가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1차 공개입찰에서는 단 한 곳도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회사는 법원 승인 아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다섯 차례나 연장했고, 현재는 이달 29일까지 다시 기한을 확보한 상태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내년 3월 3일이다.
유동성 악화도 지속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애초 15개 점포의 연내 폐점을 검토했지만 김병주 회장이 "M&A 성사 전까지는 폐점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계획을 미뤘다. 그러나 최근 자금 상황이 악화하면서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매각 장기화로 현금흐름이 한계에 도달해 지급불능을 막기 위해 적자 규모가 큰 일부 점포는 영업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상 점포는 서울 가양점, 경기 일산·원천점, 부산 장림점, 울산 북구점 등으로, 오는 28일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6조9919억원, 영업손실 3141억원을 기록했다.
식품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까지 흔들리면 시장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M&A 성사를 기다리며 납품은 하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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