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8/0000985715?sid=001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배우 조진웅의 연예계 은퇴와 관련해 "그를 끝내 무대에서 끌어내린 이 사회의 비정함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위원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조진웅의 은퇴 사태를 두고 "이것이 정의인가. 아니다. 이것은 집단적 린치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진웅의 소년범 이력에 대해 "문제의 '범죄경력'이라는 것은 성인이 아닌 소년 시절 보호처분 기록"이라며 "소년 보호처분은 국가가 소년을 처벌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라, 교정과 보호를 통해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제도다. 그 목적은 소년이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조진웅이라는 인간의 삶은 바로 그 제도가 지향하는 목적을 가장 성공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그는 "방황하던 소년이 수십 년의 노력 끝에 대배우로 성장했고,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으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며 "더 나아가 그는 '갱생은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인물로 비행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의 상징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소년 시절의 상처를 다시 파헤쳐 도덕의 이름으로 재판정에 세웠고, 그가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단숨에 무효로 만들었다"며 "끝내 스스로 무대를 내려가게 했다"고 했다.
또 "우리는 청소년에게 '실수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하지만, 누군가 그것을 증명해 보이자 '과거는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한다"며 "한 번의 잘못이 평생의 낙인이 된다면 '갱생'이라는 개념은 존재 이유를 잃는다. 소년보호제도는 껍데기만 남고, 사회는 사실상 평생형 낙인 체제를 운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는 청소년에게 '한 번 비행하면 끝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준다. 절망은 다시 방황을 부르고, 배제는 또 다른 비행을 낳는다"며 "진정 사회 안전을 고민한다면 우리는 성공한 갱생의 사례를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글 말미에는 "나는 조진웅의 복귀를 희망한다"는 문장으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조진웅은 고교 시절 범죄 이력으로 소년원에 송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그는 입장문을 통해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며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