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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일본서 1만부 팔린 ‘페미 소설’, 넷플릭스로 금의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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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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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의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는 책." (아사히신문)

"여자친구와 젠더 이슈를 놓고 다투다 헤어졌는데, 이 책을 읽고 많이 깨닫고 반성했습니다." (2022년, 한 일본 남성 독자의 북토크 후기) "이런 작품이 탄생하는 한국이 부럽다."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중)

해외에서 호평받은 한국 페미니즘 소설이 넷플릭스 영화로 금의환향한다. 민지형 작가의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첫사랑 '그녀'를 못 잊던 남자 '김승준'이 우연히 재회한 '그녀'와 결혼을 꿈꾸며 다시 잘해보려는 이야기다. 그런데 못 본 새 '페미'가 된 '그녀'와의 연애, 쉽지 않다. 승준은 남성혐오의 어둠에서 '그녀'를 구출하기로 한다.

2019년 출간돼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로 화제에 올랐다. '메갈리아'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열풍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던 시대상을 집요하게 포착했다. 남성 주인공이 보는 '페미'는 너무 순진하거나 거리낌 없는, 그래서 낯설고 두려운 존재다. 소설 속 남성의 푸념을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 시대 젊은 여성과 남성의 인식 차이가 얼마나 큰지, 남성들이 뿌리 깊은 불평등과 구조적 폭력에 얼마나 둔감한지 꼬집는다. 

대만,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러시아 등 6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일본에선 2022년 출간돼 1만 권 넘게 팔리며 주목받았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조남주 작가의『82년생 김지영』과 함께 일본 여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한국 페미니즘 소설로 꼽았다. 유명 배우 나가노 메이 주연, 고바야시 케이이치 감독 연출의 일본 넷플릭스 영화(僕の狂ったフェミ彼女) 제작도 확정, 내년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인기 비결은 "페미니즘 소설이면서도 드물게 이성애를 다룬 소설"이기 때문이 아닐까. "애초에 남성 1인칭 시점으로 쓰려면 남성들을 이해해야 하잖아요. 페미니스트 소설가 중 저처럼 남성들에게 관심 많은 사람은 아마 저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어요. 여성과 남성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니 어렵고 난감하지만 계속 관심을 갖는 수밖에 없죠."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는 문장과 서사도 이 작품의 힘이다.

작가의 경험도 투영됐다. '페미니스트 레이더'를 갖게 된 후로 연애는 늘 어려웠다. 만나던 남자들과는 갈등으로 끝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또래 여성들이 비슷한 문제로 아우성치고 있었다. 답답해서 뭐라도 쓰기로 했다. "방구석에서 홀로 키보드를 두드린" 결실이 첫 장편소설이 됐다. 곧 세계 최대 OTT 플랫폼에서 영상화돼 더 많은 이들과 만난다. "국내에서도 영상화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거든요. 외국에서 먼저 영상화될 줄은 몰랐지만 무척 기쁩니다."

작년 1인 출판사 설립, 페미니즘 앤솔러지로 '3쇄'

"쓰고픈 이야기 있다면 반드시 기다리는 사람 있더라

여성 창작자에겐 모든 나쁜 경험도 '무기'"

민 작가는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다. 소설가,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 성폭력예방교육 강사, 출판사 대표로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 왔다. "저는 등단 작가도 아니고 유명 출판사에서 책을 낸 적도 없어요. 주로 페미니즘 색깔이 분명한 책을 써 왔기에 홍보가 어렵다는 말도 계속 듣고 있고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쓰고 싶은 것을 쓰고 발언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한국 사회는 페미니스트 창작자에게 친절한 적 없다. 2021년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카카오웹툰 연재 때 극심한 인신공격에 시달렸다. 경찰 수사로 가해자들을 찾아냈지만 제대로 사과받지 못했다. 2023년 웨딩 드레스가 아닌 바지 정장을 입고 결혼식을 올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팔로워 수가 줄었다. 출판사를 설립하겠다고 하자 지인들은 "페미니즘 책은 이제 안 팔린다"며 염려했다.

멈추지 않았다. 2024년 1인 출판사 라우더북스를 설립, 지난 6월 첫 앤솔러지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를 펴낸 지 반년만에 3쇄를 찍었다. '페미니스트가 겪는 이성애 연애의 딜레마'를 다룬 새 앤솔러지를 내년 출간할 계획이다. 민 작가를 포함해 6인이 현실의 페미니스트들이 겪는 사랑과 관계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나눈다.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6년 전보다 더 힘들어졌어요. '우리가 가장 약자'라고 주장하면서 그 외의 모든 약자들, 특히 여성들을 적대시하는 젊은 남성들이 늘었어요. 그럴수록 이성애, 남성을 욕망하는 일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는 페미니스트들도 늘었죠. '페미니스트의 연애'란 페미니스트끼리도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주제예요. 기획도 섭외도 쉽지 않았고, 독자들이 어떻게 보려나 두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민 작가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출간도, 출판사 설립도 잘될 것 같아서 하진 않았어요. 그저 너무 하고 싶었고,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기다릴 거라고 생각했죠. 발표했더니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가 있고, 확신이 있다면 너무 겁낼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AI에게 인간 창작자들이 밀려날 거란 우려도 나오지만,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직업적으로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앞으로도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 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계속 쓸 거예요."

여성 창작자들을 위한 응원도 전했다. "여성으로 사는 게 진짜 힘들지만, 세상 모든 나쁜 경험도 다 글감이 되는 게 창작자의 숙명이니까요. 우리들의 분노와 치열한 고민이 곧 글감이자 무기가 된다고 믿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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