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일본서 1만부 팔린 ‘페미 소설’, 넷플릭스로 금의환향
2,234 10
2025.12.08 15:11
2,234 10

  "페미니즘의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는 책." (아사히신문)

"여자친구와 젠더 이슈를 놓고 다투다 헤어졌는데, 이 책을 읽고 많이 깨닫고 반성했습니다." (2022년, 한 일본 남성 독자의 북토크 후기) "이런 작품이 탄생하는 한국이 부럽다."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중)

해외에서 호평받은 한국 페미니즘 소설이 넷플릭스 영화로 금의환향한다. 민지형 작가의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첫사랑 '그녀'를 못 잊던 남자 '김승준'이 우연히 재회한 '그녀'와 결혼을 꿈꾸며 다시 잘해보려는 이야기다. 그런데 못 본 새 '페미'가 된 '그녀'와의 연애, 쉽지 않다. 승준은 남성혐오의 어둠에서 '그녀'를 구출하기로 한다.

2019년 출간돼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로 화제에 올랐다. '메갈리아'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열풍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던 시대상을 집요하게 포착했다. 남성 주인공이 보는 '페미'는 너무 순진하거나 거리낌 없는, 그래서 낯설고 두려운 존재다. 소설 속 남성의 푸념을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 시대 젊은 여성과 남성의 인식 차이가 얼마나 큰지, 남성들이 뿌리 깊은 불평등과 구조적 폭력에 얼마나 둔감한지 꼬집는다. 

대만,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러시아 등 6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일본에선 2022년 출간돼 1만 권 넘게 팔리며 주목받았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조남주 작가의『82년생 김지영』과 함께 일본 여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한국 페미니즘 소설로 꼽았다. 유명 배우 나가노 메이 주연, 고바야시 케이이치 감독 연출의 일본 넷플릭스 영화(僕の狂ったフェミ彼女) 제작도 확정, 내년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인기 비결은 "페미니즘 소설이면서도 드물게 이성애를 다룬 소설"이기 때문이 아닐까. "애초에 남성 1인칭 시점으로 쓰려면 남성들을 이해해야 하잖아요. 페미니스트 소설가 중 저처럼 남성들에게 관심 많은 사람은 아마 저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어요. 여성과 남성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니 어렵고 난감하지만 계속 관심을 갖는 수밖에 없죠."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는 문장과 서사도 이 작품의 힘이다.

작가의 경험도 투영됐다. '페미니스트 레이더'를 갖게 된 후로 연애는 늘 어려웠다. 만나던 남자들과는 갈등으로 끝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또래 여성들이 비슷한 문제로 아우성치고 있었다. 답답해서 뭐라도 쓰기로 했다. "방구석에서 홀로 키보드를 두드린" 결실이 첫 장편소설이 됐다. 곧 세계 최대 OTT 플랫폼에서 영상화돼 더 많은 이들과 만난다. "국내에서도 영상화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거든요. 외국에서 먼저 영상화될 줄은 몰랐지만 무척 기쁩니다."

작년 1인 출판사 설립, 페미니즘 앤솔러지로 '3쇄'

"쓰고픈 이야기 있다면 반드시 기다리는 사람 있더라

여성 창작자에겐 모든 나쁜 경험도 '무기'"

민 작가는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다. 소설가,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 성폭력예방교육 강사, 출판사 대표로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 왔다. "저는 등단 작가도 아니고 유명 출판사에서 책을 낸 적도 없어요. 주로 페미니즘 색깔이 분명한 책을 써 왔기에 홍보가 어렵다는 말도 계속 듣고 있고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쓰고 싶은 것을 쓰고 발언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한국 사회는 페미니스트 창작자에게 친절한 적 없다. 2021년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카카오웹툰 연재 때 극심한 인신공격에 시달렸다. 경찰 수사로 가해자들을 찾아냈지만 제대로 사과받지 못했다. 2023년 웨딩 드레스가 아닌 바지 정장을 입고 결혼식을 올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팔로워 수가 줄었다. 출판사를 설립하겠다고 하자 지인들은 "페미니즘 책은 이제 안 팔린다"며 염려했다.

멈추지 않았다. 2024년 1인 출판사 라우더북스를 설립, 지난 6월 첫 앤솔러지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를 펴낸 지 반년만에 3쇄를 찍었다. '페미니스트가 겪는 이성애 연애의 딜레마'를 다룬 새 앤솔러지를 내년 출간할 계획이다. 민 작가를 포함해 6인이 현실의 페미니스트들이 겪는 사랑과 관계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나눈다.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6년 전보다 더 힘들어졌어요. '우리가 가장 약자'라고 주장하면서 그 외의 모든 약자들, 특히 여성들을 적대시하는 젊은 남성들이 늘었어요. 그럴수록 이성애, 남성을 욕망하는 일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는 페미니스트들도 늘었죠. '페미니스트의 연애'란 페미니스트끼리도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주제예요. 기획도 섭외도 쉽지 않았고, 독자들이 어떻게 보려나 두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민 작가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출간도, 출판사 설립도 잘될 것 같아서 하진 않았어요. 그저 너무 하고 싶었고,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기다릴 거라고 생각했죠. 발표했더니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가 있고, 확신이 있다면 너무 겁낼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AI에게 인간 창작자들이 밀려날 거란 우려도 나오지만,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직업적으로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앞으로도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 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계속 쓸 거예요."

여성 창작자들을 위한 응원도 전했다. "여성으로 사는 게 진짜 힘들지만, 세상 모든 나쁜 경험도 다 글감이 되는 게 창작자의 숙명이니까요. 우리들의 분노와 치열한 고민이 곧 글감이자 무기가 된다고 믿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1974

목록 스크랩 (0)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리디 맠다💙] 1년에 단 한 번! 웹툰 만화 웹소설 최대 90% 할인 리디 맠다 이벤트 145 12.05 84,35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56,45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893,81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298,61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28,49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1,05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7,32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3 20.09.29 7,376,8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69,91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59,18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65,95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27928 이슈 2025 엑소 팬미팅 <EXO’verse> MD 리스트 2 15:04 124
2927927 이슈 심은경 <여행과 나날> 씨네21 20자평&별점 1 15:04 130
2927926 이슈 짱웃기다 검찰이 압수수색하러 쿠팡 갔더니 아이고 선배님 아이고 여기도 선배님 아이고고오오어어 여기고 선배님 1 15:03 391
2927925 유머 친구가 엄마왔다고 알려줘도 못 알아차리고 계속 하다 급 착한척 하는 강아지 3 15:01 714
2927924 기사/뉴스 "소년원 근처 안 가봤나"→"전과 없는 사람만 돌 던져라"…조진웅 옹호론 '과유불급' 18 15:01 318
2927923 팁/유용/추천 직구했는데 택배가 안와 ㅠ 하는 사람을 위한 어플 3 15:00 511
2927922 기사/뉴스 정재형은 초고속 해명했는데…'박나래 절친' 키, 주사이모 불똥 '묵묵부답' 3 15:00 689
2927921 이슈 지금 현재 박나래가 대응도 잘 못하는 이유.twt 13 14:59 2,360
2927920 이슈 주사이모가 누군지 이제야 알게 된 케톸러.ktalk 19 14:58 3,186
2927919 이슈 주2회 재택 경험자인데 솔직히 왜 실패했는지 알 거 같긴 함.twt 28 14:57 1,886
2927918 이슈 올데프 타잔 베일리 우찬 쇼츠 업로드 - Look at me 👀 14:56 99
2927917 기사/뉴스 ‘오세훈 숙원사업’ 잠실 돔구장 실시협약 내년으로 밀렸다 5 14:56 234
2927916 이슈 유튜브 반응 좋은 이민정 유튜브 황제성편.jpg 2 14:56 1,574
2927915 유머 주차장 인간꼬깔콘 퇴치 기능 6 14:55 845
2927914 기사/뉴스 앞으로는 이런 희귀질환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정부가 희귀의약품 지정 문턱을 대폭 낮추고, 환자가 개별적으로 수입하던 약을 국가가 미리 확보해 공급하는 체계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6 14:54 374
2927913 이슈 2000년에 1년 수입이 68억원이었다는 배우 윤다훈.jpg 12 14:54 1,723
2927912 이슈 『 나니아 연대기 - 사자,마녀 그리고 옷장 』 2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 ❤️ 16 14:53 583
2927911 이슈 아직도 잘 모르는 덬들 있는 것 같은 핫게도 갔었던 저스틴 발도니 vs 블레이크 라이블리 소송 근황 (여론 조작) 4 14:52 587
2927910 기사/뉴스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 라인업 공개…“조성진, 임윤찬, 양인모, 쿠렌치스 등 협연” 3 14:52 263
2927909 이슈 그시절 라네즈걸 전지현 보자💅 3 14:51 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