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88210?sid=001

경찰이 온라인 공중협박글 게시자를 상대로 수천만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국민 불안과 경찰력 낭비 등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를 방지하려는 차원에서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찰청은 신세계 백화점 폭파 협박 글 게시자와 야탑역 살인 예고 글 게시자를 상대로 총 6700만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8일 밝혔다. 신세계 백화점 협박글을 올린 A씨에는 손해배상액 1200여만원을, 야탑역 살인 예고 글 작성자 B씨에는 5500여만원의 금액을 산정해 각각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A씨는 지난 8월 5일 신세계 백화점 폭파 테러 글과 관련한 유튜브 영상에 ‘내일 신세계 오후 5시에 폭파한다’는 댓글을 올려 공중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전국 주요 신세계 백화점 지점에 경찰특공대 등을 투입해 건물 전체를 수색했다.
B씨는 지난해 9월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 월요일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가 협박 등 혐의로 지난해 11월 경찰에 붙잡혔다. B씨가 테러를 예고한 이후, 경찰은 야탑역 일대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고 장갑차를 배치하며 테러 상황에 대비했다.

이번 손해배상 소송은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공중협박 및 거짓신고 행위가 대규모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심각한 행위라는 점을 알리고 경종을 울리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처다. 해당 사건이 접수된 이후 피의자를 검거하기까지 지역 경찰·특공대·사이버수사대 등 대규모의 경찰력이 투입됐고, 이로 인해 시민들이 온전한 치안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는 등 간접 피해를 입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된 두 사건은 피해 규모와 금액이 가장 큰 사건들이다. 경찰은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범죄의 중대성과 투입된 경찰력 등을 고려해 피해 규모를 산정했고, 그 결과 두 사건으로 불필요하게 낭비된 세금은 각각 1256만7881원과 5505만1212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서 비슷한 소송에서 정부가 승소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23년 7월 법무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 2번 출구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제부터 사람 죽인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30대 남성 최모씨를 상대로 43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월 19일 최씨에게 “112신고 출동 수당과 동원경력 시간외근무수당, 출장비, 급식비, 차량 유류비 등을 더한 금액인 437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공중협박 사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련 범죄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엔 한 30대 남성이 익산의 한 군부대에 전화를 걸어 “청와대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고 협박했다. 지난 8월에는 올림픽체조경기장과 에버랜드, 고척스카이돔 콘서트장 등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한 허위 폭파 협박 글이 연달아 올라와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웠고, 경찰력과 출동 비용 등이 낭비됐다.
경찰은 향후에도 각 시도청에 개별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자문을 구하고, 내부 담당자와 협의해 공중협박범에 대해 손해배상소송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앞으로도 공중협박·거짓신고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