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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 수치적으론 외형 성장
이면에 관객 감소, 공급 축소 위기
티켓플레이션으로 관객 부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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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모습. CJ ENM 제공 |
K-뮤지컬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위상을 확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국내 현실은 구조적 침체의 조짐이 뚜렷하다. 티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공연 횟수와 판매량, 관람객 수는 모두 감소했다. 공급 축소와 관객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자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뮤지컬협회에 따르면 한국 뮤지컬 관람객 수는 전 세계 약 783만명으로 집계됐다. 브로드웨이 관객 1470만명의 53.3%, 웨스트엔드 1710만명의 45.8% 수준이다.
수치만 보면 국제 경쟁력이 점차 확대되는 듯하지만, 실제 국내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발표한 지난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약 4650억원으로, 전년 4591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금액만 보면 성장으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관객 감소와 공급 축소라는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뮤지컬 공연 건수는 3002건(확인 필요!!)으로 전년 3189건에서 감소했고, 새로 개막한 공연 편수 역시 3093편에서 2908편으로 줄었다. 상연 횟수는 3만8070회에서 2만734회로 큰 폭으로 축소됐으며, 티켓 판매 수량도 803만건에서 784만건으로 감소했다. 결국 판매액 증가가 시장의 활력 때문이 아니라 티켓값 상승에 따른 결과인 셈이다.
뮤지컬 20만원 시대가 찾아오면서 관객 사이에는 ‘티켓플레이션(티켓+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졌다. 최근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물랑루즈는 VIP좌석이 18만원에 달한다. 국내 대형 뮤지컬 시장에서는 한때 15만원이 심리적 한계선으로 인식됐지만, 그 기준은 이미 무너진 상태다. 배우 출연료, 무대 제작비, 스태프 인건비 등 거의 모든 제작비가 꾸준히 상승한 요인이 크다. 해외 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 저작권료와 개런티가 함께 증가해 부담이 더하다.
앞으로가 더 난관이다. 가용 가능한 공연장이 부족해 대형·인기 작품의 공급이 지연되는 등의 리스크가 예상되면서 관객 감소에 대한 업계의 불안이 크다. 이외에도 관객 감소의 배경으로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경험 소비 경쟁 심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확산 등 복합적 요인이 거론된다.
한 공연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고가의 뮤지컬 티켓을 구매하는 데 신중해졌다”며 “같은 시간·비용 대비 만족감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뮤지컬만의 매력이 예전만큼 강하게 작용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티켓 가격이 계속 오르는 만큼 공연 산업이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연장 인프라 확충, 장기 공연이 가능한 제작 환경 마련, 좌석 등급 세분화나 차등 요금 같은 다양한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도 요구된다. 최근 몇 년간 시장을 견인하던 작품들 상당수가 해외 라이선스에 의존해 온 만큼 경쟁력 있는 창작 뮤지컬의 부재가 근본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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