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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이·한인섭·송경용·이정석 등 "이미 지난 일" 옹호
"가해자에 이입하는 사람들의 비인간성 소름" 비판도 ing[데일리안 = 장소현 기자] 배우 조진웅이 과거 소년범 전력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하자 정치권, 법조계, 종교계뿐 아니라 연예계에서도 그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7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조진웅이 청소년시절 일진들과 어울리며 범죄를 저지르고 소년원 생활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은퇴 선언을 했다"고 언급했다.

ⓒ김원이 의원 SNS이어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어디까지, 어떻게,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고민이 깊어진다"라며 조진웅을 옹호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그의 은퇴 선언에 더 놀랐다"면서 "그가 숨긴? 그 어릴 때의 과거는 그가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될 기억이었을까요"라며 "대중들에게 이미지화된 그의 현재는 잊혀진 기억과는 추호도 함께 할 수 없는 정도인가요"라고 반문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역시 SNS에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도 받았다"라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 년간 노력해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연예인은 대중 인기를 의식해야 하기에 가장 취약한 존재다. 남 따라 돌 던지는 우매함에 가세 말고, 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리자. 도전과 좌절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인간상을 그에게서 보고 싶다"고 적었다.
청소년 쉼터를 실제 운영했던 대한성공회 송경용 신부도 '조진웅 배우 돌아오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그를 옹호했다.
송경용 신부는 "부모의 이혼, 학교 부적응, 왕따, 가정폭력 등으로 오는 아이들도 대부분 그 폭풍 같은 시절을 지나 잘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린 시절 잘못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면서 살아간다면 오히려 응원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 년 전의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현재의 성과를 생매장하려 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언론"이라고 비판했다.
배우 정준도 "저는 형의 신인 시절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현장에서 늘 일찍 와 있고 매니저도, 차도 없이 현장에 오지만 늘 겸손하게 인사를 하고 스태프분들을 도와주고 촬영이 끝나도 스텝들이 다 가기 전까지 기다리다 가는 모습도"라며 자신이 봐온 조진웅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형의 잘못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형이 치러야 할 죗값은 형의 어린 시절 치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제 용서라는 단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가수 이정석 역시 "연예계 은퇴? 왜 그렇게까지 만드나. 너희는 그리 잘살았고 살고 있나. 세상이 안타깝고 더럽다"고 적으며 조진웅을 간접적으로 옹호했다.

ⓒ주진우 SNS 갈무리
반면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한인섭 교수와 김원이 의원을 향해 "다들 제정신인가?"라며 "조진웅은 가명을 쓰고 범죄 전과를 감추며 온갖 정의로운 척 위선으로 지금의 지위를 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평생을 고통에 헤맨다. 가명 때문에 당시 극악했던 범죄자가 조진웅인지 모르고 지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도 "시장을 두둔했던 사람들이 두더지처럼 튀어나와 모 배우를 두둔한다. 일관성 쩐다", "진영 논리에 갇힌 사람들의 모순된 인식을 드러낸 사건 같다" 등이라고 비판했다.
소설가 김별아도 "사람으로서 겪지/하지 말았어야 할 범죄 후에, 지금 피해자 2인은 살아있을지, 가해자 둘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런 끔찍한 범죄에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 이입하는 사람들의 비인간성이 소름 끼침"이라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데일리안 DB
조진웅 사태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각계의 옹호 발언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조진웅이 범죄를 저지른 후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면 용서받아 마땅하다"며 "그러나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았고, 이번 사건이 터진 뒤 뒤늦게 사과한다 해도 그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지만, 스스로 반성 못한다면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강도·강간이 장난인가? 미성년 시절의 절도나 친구들과의 다툼 정도였다면 이렇게까지 충격은 안 받았을 것"이라며 "한 건도 아니고 여러 건의 강도·강간... 심지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대다수 국민은 이런 수준의 범죄를 저지르거나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런 사례를 대중이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청소년기의 중대한 잘못도 별일 아니라는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미래를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바르게 살아야 하고, 과거에 대한 책임 역시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물론 일부 누리꾼은 "조진웅은 억울하지. 어린 시절 실수한 것 때문에 은퇴까지 할 일인가? 너네들은 그런 실수 안 해?" 등의 옹호 댓글을 있었지만, 그 수는 많지 않았다.
한편,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고교 시절 특가법상 강도·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됐으며 무명배우 시절 동료를 폭행해 벌금형을 받았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면허가 취소된 적이 있다고 보도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조진웅은 소속사를 통해 성폭행 혐의를 제외한 다른 의혹들을 인정하며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