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화 칼럼니스트]
매년 12월은 그해를 결산하는 마지막 달답게 각종 시상식이 줄지어 열리는 시기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늘 그래왔듯이 그해 드라마를 결산하는 '연기대상' 개최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작품+연기자들을 격려해 왔다.
약 3주가량 앞둔 이들 시상식을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어는 '예측불허'다. 그런데 3사 드라마에겐 같은 단어임에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SBS, 누굴 줘야 하나...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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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나의 완벽한 비서', '모범택시3' |
| ⓒ SBS |
올해도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은 SBS가 세워줬다. OTT 중심 몰아보기식 시청이 정착된 요즘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SBS 드라마는 꾸준한 인기 및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타사와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그 결과 몇몇 작품들은 넷플릭스 해외 주요 국가 Top 10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 잡는 성과를 거뒀다.
오랜 기간 인기를 지탱해온 금토 드라마는 기존 '권선징악'을 주제로 담은 각종 범죄+스릴러 물(<모범택시3> <사마귀> <보물섬> 등) 뿐만 로맨틱 코미디(<나의 완벽한 비서> <우주메리미>), 스포츠 코미디 (<트라이>), 퓨전 사극 (<귀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러 다수의 두자릿수 시청률 작품을 배출하며 선전을 펼쳤다.
지난달 모처럼 부활한 수목 드라마(<키스는 괜히 해서>) 역시 선전을 펼치는 등 SBS 드라마는 뭘 해도 되는 2025년을 보냈다. 이렇다보니 누구 한 명을 대상 수상자로 고르기가 쉽지 않다는 '즐거운 비명' 소리가 절로 나오고 있다. 지금으로선 이들 주요 드라마 속 주연을 맡은 배우들 중 1인 혹은 공동 수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MBC, 지지부진했던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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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언더커버 하이스쿨', '이겅에는 달이 흐른다' |
| ⓒ MBC |
2025년의 MBC 드라마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단숨에 무너진 공든 탑'에 비유할 만하다. 2021년 <옷소매 붉은 끝동>, 2023년 <연인> 등으로 체면을 세웠고 지난해 고르게 사랑 받은 작품을 다수 배출했지만 올해 들어선 2010년대 후반의 위기 상황이 재현되는 분위기를 맞이했다.
서강준이 주연을 맡은 <언더커버 하이스쿨>을 제외하면 시청률 경쟁 및 OTT 시장에서의 화제몰이에 줄줄이 실패하는 등 지난해 <밤에 피는 꽃> <원더풀월드> <수사반장 1958>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등 다수의 인기작을 탄생시킨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유명 배우들을 대거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리 킬즈 피플> <달까지 가자> 등 일련의 작품들은 좀처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최근 방영중인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경쟁작 <모범택시3>의 열풍으로 인해 예전 같은 반향 재현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KBS, 시상식 개최마저 민망한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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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은수 좋은 날', '트웰브' |
| ⓒ KBS |
2019년 <동백꽃 필 무렵> 이후 KBS 드라마는 안타깝게도 대중들의 시선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상황이다.
중장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삼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화려한 날들> 정도가 나름 선전을 펼치긴 했지만 톱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운 <은수 좋은 날> <트웰브> 등은 흥행 참패 뿐만 아니라 무려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진 책임론 등 각종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기존의 수목극을 폐지하고 토일 드라마로 편성 전략을 바꾸는 등 일련의 변화가 있긴 했지만 높아질대로 높아진 시청자들을 다시 KBS의 품으로 끌어 들이기엔 역부족이다. 지금으로선 주말 연속극의 주연배우들을 중심으로 고만고만한 후보군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https://v.daum.net/v/20251208113248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