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수천만원대 금품을 전달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3월 치러진 대선을 앞두고 “(여야) 양쪽에 정치자금을 다 댔다”는 말을 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민중기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윤씨의 이 같은 진술과 관련 녹취록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팀은 윤씨가 2022년 1~2월 통일교 핵심 인사 이모씨와 3차례 통화한 녹음 파일을 푼 녹취록을 작성해 윤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등 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 녹음 파일은 총 43분 21초 분량이다.
특검이 제출한 녹취록에는 통일교가 2022년 2월 개최한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에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참석을 이끌어내기 위해 윤씨 등이 양쪽 핵심 인사들과 접촉하거나 접촉을 시도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담겼다. 윤씨와 이씨는 이미 접촉했거나 향후 접촉할 대상으로 양쪽 인사 10여 명씩 실명을 거론했고, 양측 후원회장을 통해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언급도 한다. 실제 이 행사에는 윤 전 대통령만 참석했고, 통일교는 대선 막바지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앞서 윤씨는 지난 8월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의원 2명에게 수천만원을 줬다”고 특검팀 면담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최근 재판에서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과 더 가까웠다” “특검 조사 때 현직 장관급 4명과 국회의원 리스트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진술과 녹취록을 확보하고도 특검은 통일교와 국민의힘 간 ‘정교 유착’ 혐의만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45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