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입 꾸준히 증가하는데
전·월세 가격 올라 ‘주거 빈곤’
비주택 비중 7년 만에 5%대
30대 직장인 A씨는 서울 강남구의 한 고시원에서 석 달째 살고 있다. 직장과 가까운 강남권 오피스텔의 보증금과 월세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A씨는 “방이 3.3~5㎡로 좁지만 보증금 50만원에 월 49만원으로 비용 부담이 훨씬 적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시원, 판잣집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청년 가구(가구주 연령 만19~34세) 비중이 2017년(5.4%) 이후 7년 만에 다시 5%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와 학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저렴한 전·월세 주택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거주 환경이 좋지 않은 비주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국토교통부, 국토연구원 등의 지난해 주거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시원·판잣집·컨테이너 등 ‘주택 이외 거처’에 머무는 청년 비중은 5.3%로 일반 가구(2.2%)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 비중은 2017년 5.4%에서 코로나 시기(2020~2021년) 3%대로 잠시 낮아졌지만 이후 다시 증가해 2022년 4.9%, 2023년 4.0%, 지난해 5.3%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청년 비주택 거주가 늘어나는 건 수도권으로의 청년이동 증가와 전·월세 부담 심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청년층의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지난 20년간(2004~2024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에도 6만1490명이 순유입했다. 특히 서울은 다른 권역으로 인구 전체가 순유출되는 상황에서도 청년층만은 순유입을 유지해왔다.
반면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원룸 중심의 전·월세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전·월세 부담을 반영한 집세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올라 올해 1월(0.6%) 이후 상승 폭이 커지는 흐름이 이어졌다. 강미나 국토연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 유입 청년이 늘면서 고시원 등 협소 주거 선택이 증가했고, 전·월세 상승이 넓은 집으로의 이동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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