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재개발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던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엔 '한글 표기'를 두고 맞붙었습니다.
서울시가 영어식 표현 같은 외국어 표기들은 너무 많이 쓰고 있으니 개선 계획을 제출하라며 문체부가 공문을 보낸겁니다.
서울시는 억지스러운 한글화는 오히려 독이 될 거란 입장입니다.
정경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지하철 역사에 마련된 러너스테이션입니다.
러닝이 인기를 끌자, 서울시가 러너들을 위해 만든 공간입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공간의 표기법에 문제가 있다며, 서울시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러너스테이션 등 영어로 쓰여진 서울시 정책과 공공시설 명칭을 개선할 내년도 계획안을 제출하라는 겁니다.
지난 4일 공문을 보냈고, 이달 말까지 답변하라는 시한도 정해놨습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이미 시설물 명칭을 한글로 바꾸도록 서울시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명칭은 그대로 두고 표기법만 일부 한글로 바꾼다고 하자, 이번엔 개선 계획을 요구하는 공문까지 보낸 겁니다.
서울시는 명칭 자체를 바꾸는 대신 알파벳으로 된 표기만 한글로 바꿀 계획입니다.
시민들 반응도 들어봤습니다.
[김희석 / 경기 김포시]
"이대로 유지해도 좋다고는 생각을. 한국말로 돼 있으면 외국 분들은 못 읽으시니까"
[김날해 / 서울 마포구]
"처음에는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영어로 쓰여있어서 잘 몰랐는데. 한국말로 해야 많은 시민들이 이해하고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서울시는 억지스러운 한글화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문체부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는 외래어 사용을 자제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종묘 앞 개발을 놓고 한차례 충돌한 서울시와 문체부가 시설물 표기를 놓고 또 한 번 맞붙는 모습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49/0000328812?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