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5천피 시나리오’ 살펴보니
시총1·2위 주가 70% 올라야 달성가능
삼전닉스 의존 안돼…타업종 재평가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올라서는 ‘오천피’ 달성이 어렵다.”
코스피가 지난 5일 다시 4100선을 회복하면서 시장에서는 반도체주 랠리에 힘입은 오천피 달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선 시가총액 1·2위의 두 종목 주가가 이미 올라 있는 상황에서 이들 종목만으로 5천피를 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삼전닉스’의 독주를 넘어 증시 전반의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오천피가 가시권에 들어온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종가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9.46% 상승할 경우 코스피가 5000선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 주가가 5일 마감가와 동일하다는 가정 아래 산출한 수치다.
한국거래소의 추정에 따르면 오천피 달성은 두 종목의 주가가 동일한 상승률을 보인다고 가정했을 경우 삼성전자는 18만3700원, SK하이닉스는 92만1900원까지 올라야 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삼성전자가 13만6769원, SK하이닉스가 74만6154원이다. 국내 증권사들 평균 목표주가보다 더 올라야 오천피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올 들어 삼성전자는 이미 두 배, SK하이닉스는 세 배나 올랐지만 여기에 70% 가까운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5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0만8400원, 54만4000원이다.

단일 종목만 오른다고 가정하면 조건은 더 까다롭다. 삼성전자는 ‘23만전자’에 올라야 코스피 5000이 가능하다. 이때 시가총액은 641조원에서 1362조원으로 늘어난다. SK하이닉스만 오를 경우 주가는 153만원까지 뛰어야 한다. ‘153만닉스’가 이뤄지면 시가총액이 1116조원까지 커지면서 테슬라의 절반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는 목표가의 최상단 수준이다. 지난달 3일 S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7만원을, SK하이닉스는 100만원을 제시했다. 당시 SK증권은 기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닌 주가수익비율(PER)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두 종목의 가파른 이익 성장세에 밸류에이션 방법론까지 바꿔가면서 상향 조정한 목표주가다. 결국 한껏 끌어올린 목표주가의 최상단에 도달하는 상황에서나 두 종목이 지수를 900포인트가량 견인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성장세가 확연한 만큼 주가 전망이 밝다. 반도체 랠리를 주도한 범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도 함께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테크 기업들이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인 주문형 반도체(ASIC) 개발에 나서고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전망도 밝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오를 것이기 때문에 실적 흐름이 좋다”며 “가파른 상승에 따른 피로감 외에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 등의 리스크 요인이 없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도주들이 이미 기대치를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한 상황에서는 증시 전반의 재평가가 이뤄져야 오천피 안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방위산업·원자력발전(조방원) 업종은 내년 실적 성장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제는 상법 개정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시장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단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0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