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8일 세종청사를 떠나 부산으로 이전을 시작하면서 해수부의 ‘부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중앙부처가 수도권·세종권을 벗어나 부산으로 본청 기능을 옮기는 첫 사례로,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 행정·산업체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는 이날 오후 1시쯤 정부세종청사 5동 정문에서 첫 이삿짐 차량을 부산으로 출발시킬 예정이다. 사무실 집기와 서류 등 이삿짐을 우선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첫 차량은 9일 오전 8시쯤 부산 동구 IM빌딩 임시청사에 도착한다. 이후 직원 850명은 약 2주간 순차적으로 이전해 본격적인 부산 근무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사 작업에는 총 259대의 이삿짐 차량이 투입된다.
해수부 이전에 맞춰 부산시는 직원 정착 기반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시는 부산진구 양정동 신축 단지에 관사 100호를 확보해 지난 5일부터 가족동반 이주 직원의 입주를 시작했다. 전용 70~76㎡ 규모 아파트 83가구와 오피스텔 17호로 구성된 관사는 입주 모집에 136명이 신청할 만큼 수요가 높았다. 시는 가구별 점검, 하자 확인, 안내 체계 구축 등을 마쳐 초기 정착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 이전은 동남권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운·물류 행정, 사법, 금융 기능을 부산에 집적하는 정부의 ‘해양수도권 조성’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단계다. 지난 5일에는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이 부산 본사 이전을 공식 발표하며 해양수도권 조성에 속도를 더했다. 두 선사의 이전 결정으로 HMM 등 다른 선사와 해수부 산하기관의 부산 이전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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