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568370?sid=001
올해 10월까지 4만1475건 집계돼
날로 증가…작년 5만848건 연간 최다
촉법소년 접수 10월까지 1만8439건
작년 같은 기간 比 3.7% 증가한 수치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10대 시절 범죄 의혹이 제기된 후 자진 은퇴를 선언한 배우 조진웅 씨 사안으로 ‘소년범’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점화된 가운데 올해 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소년보호사건 접수 건수가 4만건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 2024년에 이어 올해도 5만건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만 14세가 되지 않아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10월까지 1만8000건을 넘기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서울가정법원을 비롯한 전국 법원의 소년보호사건 접수 건수는 4만1475건으로 집계됐다. 소년보호사건의 대상이 되는 소년(소년법은 19세 미만인 사람을 ‘소년’으로 규정)은 나이 및 법령 위반 행위 여부에 따라 촉법소년, 범죄소년, 우범소년으로 분류된다.
촉법소년은 형벌을 받을 수 있는 범법행위를 저질렀지만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어서 처벌받지 않는 미성년자를 의미하고, 범죄소년은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죄를 범한 소년 중 벌금형 이하 또는 보호처분 대상 소년을 뜻한다. 우범소년은 성격 또는 환경에 비추어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 중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주위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성벽(性癖·성질이나 버릇)이 있거나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유해환경에 접하는 성벽이 있는 소년이다. 최근 거론된 조진웅 씨 사례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의 일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실이 맞다면 법상 ‘범죄소년’ 분류에 해당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범법소년은 만 10세 미만이어서 보호처분을 비롯한 법적 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
법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까지 소년보호사건 접수 건수는 해마다 늘었다. 2021년 3만5438건에서 2022년 4만3042건으로 증가했고 2023년 5만94건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만건을 넘겼다. 지난해엔 더 늘어 5만848건으로 연간 역대 최다 접수 건수를 기록했다.
특히 소년보호사건 중 촉법소년 접수 건수 증가세가 확연하다. 2021년 1만2502건이던 촉법소년 접수 건수는 2022년 1만6836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3년 2만289건을 기록하며 2만건을 넘겼고, 지난해엔 2만1478건으로 집계돼 연간 접수 건수로 역대 가장 많았다. 올해는 10월까지 1만8439건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775건보다 664건(3.7%) 증가했다.
촉법소년은 형법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고 소년법에 따라 소년보호재판을 받는데 법원 심리에 따라 사회봉사명령, 보호관찰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소년보호시설에 위탁되거나 소년원으로 보내질 수도 있다. 소년보호재판에 따른 보호처분은 해당 소년의 장래 신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촉법소년의 일탈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날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정치권에선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낮춰 형사처벌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발의한 형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촉법소년의 상한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입법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성년자 범죄와 재범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촉법소년 하향 주장의 근거로 거론되는 ‘만 10~13세 강력범죄 흉포화’를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소년보호사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형사처벌 범위를 넓히는 데만 논의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촉법소년의 하한을 낮춰서 보호처분 범위를 넓히는 방식 등으로 교육을 통한 재범방지와 사회화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