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봉을 앞두고 열린 '윗집 사람들' 패밀리시사회에서 만난 하정우는 덤덤하지만 진지했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을 천천히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서 설렘이 읽혔다. 영화는 관객과 만나야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하정우는 관객과의 만남을 담담하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개봉 소감을 묻자 "정식 개봉에 앞서 블라인드 시사와 영화제 공개를 통해 어느 정도 마음이 차분해졌다"며 "일단 반응이 좋아서 천만다행이다. 오랜만에 느끼는 안정감이다. 폭발적인 반응도 좋지만 영화에 담긴 드라마가 관객에게 잘 가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캐스팅 1번은 공효진, 부끄럽지 않은 작품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든든한 배우들이 힘을 더했다. 이하늬, 공효진, 김동욱이 함께한 이번 작품은 네 배우가 각자의 호흡과 리듬으로 완성해낸 농축된 연기의 향연이다. 아랫집 부부를 연기한 공효진과 김동욱은 현실적인 갈등과 감정을 날것으로 드러냈고, 윗집 부부로 분한 하정우와 이하늬는 모든 감정의 중심을 파고든다. 아랫집 부부가 현실적인 감각을 지녔다면 윗집 부부는 이질적 결을 띠고 있으며 두 부부의 대비가 파장을 만들어낸다.
"정아 역은 무조건 공효진 배우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많은 설득이 필요했죠. 절대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이번 작품으로 상까지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웃음). 수경 역도 이하늬 배우만이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우아함, 코미디 템포에 대한 감각, 그리고 보이스 컬러까지 심리상담사의 느낌을 살리기에 완벽했죠."
이하늬는 촬영 직전 임신 사실을 알게 됐지만 촬영 진행에 지장을 줄까 중반까지 비밀로 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이하늬의 임신 소식은 비상이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공효진 배우를 통해 소식을 들었어요. 초반에 아크로 요가 장면을 아무 말 없이 소화했는데 정말 몰랐어요. 이하늬 배우가 밝히지 않은 데엔 이유가 있을 거라 판단해 핵심 스태프에게만 공유했어요. 촬영장은 무균실 수준으로 관리했고 주기적 환기와 금연 구역까지 철저히 지정했어요. 당연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https://v.daum.net/v/20251206121314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