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장실 등에 침입해 개인정보를 무더기로 빼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9월 20일 토요일 오후, 고3 학생 다섯 명이 열려 있던 이사장실을 통해 교장실과 행정실에 들어가, USB와 외장하드를 훔쳤습니다.
학생부, 자살 고위험군 명단 등 학생 정보와 교사 50여 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인사 기록, 통장 사본 등 유출된 정보는 600기가바이트 분량이었습니다.
[해당 학교 교사/음성변조 : "개인 안전과 생활 정보가 어디까지 노출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데서 오는 구조적 불안으로…."]
학교에 불만을 품었다는 게 절도의 이유였습니다.
사건은 지난 10월,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방송실 노트북의 자료를 빼내다 교감에게 적발되면서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이보다 앞선 4월에도 이들 중 일부가 교무실 창문으로 침입해 정보를 훔치다 적발됐지만 학교 측은 공식 조치 없이 쉬쉬했는데, 이런 묵인이 2차 범행을 가능케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특히 지난 7월 안동의 시험지 유출 사고로 지역 교육계가 떠들썩했던 이후지만, 교장실과 행정실 문은 잠금장치 하나 없이 열려 있었습니다.
[해당 학교 교장/음성변조 : "(일부) 관리를 소홀했는데 개인정보 저장장치에 비밀번호를 걸고, 필요한 정보는 다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측은 사건을 인지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묵인하다 취재가 시작되고서야 홈페이지에 유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대구교육청은 감사반을 투입해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079791
대구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학생들이 개인정보를 빼낸 경위와 유출 범위 등을 확인한 뒤 결과에 따라 경찰 고발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도난당한 개인정보의 외부 유출 정황은 없다는 시교육청 입장과 달리 교사들은 학생들이 구글 시트까지 만들어 정리한 점 등을 볼 때 백업 파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08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