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패스트푸드가 다시 '가성비 점심'으로 조명되고 있다. 국밥·칼국수 등 전통적인 점심 메뉴가 1만 원을 훌쩍 넘기며, 상대적으로 8000원 이하로 주문이 가능한 패스트푸드가 대안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빅맥 세트'는 7400원으로, 점심 시간 할인 적용 시 6000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다. 단품 가격은 5500원으로 외식 전반의 급격한 상승 추세와 대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피스 상권이 밀집한 종로·광화문 일대 국밥 가격은 이미 1만2000~1만3000원에 형성돼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1만 원 아래 국밥은 이제 찾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서울 외식 인기 메뉴 8종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 대비 3.44% 상승했다. 칼국수 가격은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1% 뛰었다. 2015년 10월 평균가(6545원)와 비교하면 10년 동안 50% 이상 오른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버거 업계의 실적도 반등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 25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고, 영업이익 117억 원을 기록하며 8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리아는 매출 9954억 원, 영업이익 39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7.7%, 8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롯데리아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은 지난해 매출 7927억 원, 영업이익 384억 원으로 각각 6.3%, 60.7% 늘었다. 맘스터치 역시 매출 4179억 원, 영업이익 73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7%, 21.8% 증가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가격 흐름에 대해 전통 외식업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부담이 한꺼번에 겹치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반면, 패스트푸드 업계는 대량 구매와 체계적인 원가 관리로 가격 상승 폭을 상대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물가 부담을 체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선택으로 패스트푸드를 찾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